대한배드민턴협회는 28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지난 24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이용대와 김기정의 도핑테스트와 관련해 절차 및 규정 위반으로 1년간의 자격정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하지만 협회는 “이용대와 김기정이 어떤 금지 약물도 복용하지 않았고 도핑 테스트를 고의적으로 회피 하지도 않았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정당한 항소를 통해 이번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선수와 협회의 명예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한 김중수 협회 전무이사는 “하지만 선수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통감하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국민들과 배드민턴 팬 여러분에게 걱정을 끼치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용대와 김기정이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관들의 방문에도 불응한 이유는 바로 협회의 잘못에 기인한다. 협회가 세계연맹에 분기별로 선수들의 소재지를 기입하면 이를 토대로 검사관이 파견되지만 협회는 이에 안이하게 대처하면서 검사관이 세 차례나 방문할 동안 선수들은 단 한 번도 검사를 받을 수 없었다. 태릉선수촌으로 소재지를 기입했지만 실제로는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했던 것.
뒤늦게 협회는 “전담팀을 구성해 징계를 소멸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스스로도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을 지의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이용대와 김기정이 아시안게임이 출전하지 못할 경우 협회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하지만 고의성 여부를 떠나 이미 세 차례나 WADA의 도핑테스트에 불응한 만큼 제소를 한다 해도 번복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를 제기한다는 것이 협회의 방침이지만 CAS 역시 도핑 적발 여부를 떠나 세 차례나 불응한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