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법원 승소 이어 미국서 특허등록…황우석 귀환 속도 낼까?

입력 2014-02-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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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 연구팀이 만들었던 '1번 인간배아줄기세포(NT-1)'가 미국에서 11일(현지시간) 특허 등록됐다. 미국 특허청이 NT-1 줄기세포주를 체세포 복제방식의 배아줄기세포로 인정한 셈이어서 복귀를 암중모색 중인 황 전 교수의 거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법원서도 잇따라 승소 = 황 전 교수는 8년 전 논문 데이터를 조작해 희대의 과학적 사기극의 주인공이 됐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윤리문제가 제기되면서 그의 연구결과와 논문은 모두 부정되는 듯 했다.

그가 소속된 서울대조사위원회는 2006년 이 줄기세포조차 단성생식을 통해 우연히 만들어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황 전 교수는 자신이 1번 줄기세포(NT-1)을 비롯해서 체세포 복제 인간배아줄기세포주를 수립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양측의 대립은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하지만 국내 법원에서는 황 전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싣는 판결이 잇따라 나와 그의 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5일 서울고법 행정8부(이기택 부장판사)는 황 전 교수가 질병관리본부를 상대로 낸 줄기세포주 등록반려처분 취소소송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황 전 교수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만든 인간 배아줄기세포(NT-1)의 등록을 거부한 질병관리본부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황 전 교수팀은 질병관리본부가 줄기세포 생성의 윤리적·과학적 문제를 이유로 NT-1의 등록 신청을 수용치 않자 이에 불복해 2010년 소송을 냈고 1심과 항소심은 황 전 교수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불복, 대법원에 항소해 소송이 진행중이다.

◇네이처, 황 전 교수 근황 추적 =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황 전 교수의 근황을 심층 보도했다. 네이처는 '복제의 귀환'(Cloning comeback)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10년 전 배아줄기세포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황 전 교수가 연구활동 재기를 통해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네이처에 따르면 황 전 교수는 지난 2006년 수암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 알츠하이머 및 당뇨병 치료, 이식용 장기 제공, 멸종위기종 및 애완동물 복원 등의 연구를 진행중이다. 연구소에서는 소와 돼지 배아가 하루에 300개씩 생산되고, 한달에 15마리 정도 복제 개가 태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네이처는 연구소가 지난해 베이징게놈연구소(BGI)와 협력관계를 맺었고, 선사시대에 멸종한 매머드의 복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미국특허등록…그 의미와 영향 = 당초 이번 특허는 2006년 6월 서울대 산학재단에 의해 미국, 캐나다 등 세계 20여개 국가에 동시 출원됐다. 데이터 조작 논란에도 불구, 이미 출원절차를 시작한 상태인데다 당시 규정상 특허 포기가 법적으로도 불가능해 진행됐던 것.

서울대 산학재단은 2008년 5월 호주 특허청에서 NT-1 줄기세포주에 대한 특허 결정이 번복된 후 그동안 지출한 특허 출원 비용을 받는 조건으로 특허 출원권을 황 전 교수측에 양도했다.

특허 내용은 크게 NT-1 줄기세포주(물질특허)와 그 제조방법(방법특허)이다. NT-1은 황 전 교수팀이 만들었다고 발표한 줄기세포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 배아줄기세포로 확인된 것. 하지만 NT-1이 체세포 복제가 성공해서 만들어진 줄기세포라는 황 전 교수 측의 주장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번 특허는 법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고 과학적 판단에 따른 것은 아니다. 특허는 과학적 사실관계를 참고하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아이디어만으로도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 따라서 황 전 교수팀 주장대로 NT-1이 체세포 복제가 성공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특허 출원 7년여가 지난 시점에 특허를 내준 것은 지난해 5월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팀이 황 전 교수팀과 비슷한 방식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특허 등록이 황 전 교수팀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우선 황 전 교수팀은 줄기세포 연구승인을 다시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황 전 교수팀은 지난 2006년 '인간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주 연구'가 승인 취소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연구 재승인 신청을 했지만 모두 불허 결정을 받은 바 있다.

황 박사팀의 대변인인 현상환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자문교수단장)는 “미국 특허등록은 NT-1이 기술적으로 인간 체세포복제 배아로부터 유래한 줄기세포주라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연구 재개를 신청할지 여부는 앞으로 소송 경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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