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기가 뜨겁습니다. 각국의 메달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전 세계인의 관심이 러시아 소치로 쏠리고 있습니다.
올림픽 경기의 보는 재미를 더하는 것은 캐스터와 해설자의 입담입니다. 이들의 능력에 따라 지루한 경기도 보는 재미가 쏠쏠해집니다. 특히 해설자는 캐스터의 매끄러운 진행을 돕는 윤활유 역할을 하죠. 애매한 상황이라도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해설함으로써 스포츠 중계방송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해설자의 부실한 답변과 준비되지 않은 분석력은 스포츠 중계방송의 격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중계방송에서는 분석은 없고 흥분만 있는 ‘난상 중계’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는 ‘불필요한 언어 반복’입니다. 예를 들면 “끝까지 해야 합니다!”입니다. 끝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끝까지 해야 한다”라는 말(해설)을 듣기 위해 해설위원 자리를 만들었을 이유도 없습니다.
두 번째는 ‘캐스터의 중계 가로채기’입니다. 어디까지나 진행은 캐스터의 몫입니다.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상황이나 선수들의 움직임은 캐스터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 듣는 것이 옳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흥분한 해설자는 캐스터의 말을 가로채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더군요. 결국 같은 상황을 두 사람이 동시 떠들어대면서 어느 한 명의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잘 못된, 또는 통일되지 않은 용어 사용’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10일 밤(한국시간) MBC에서 방송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모태범(25‧대한항공)과 1차 레이스를 펼친 가토 조지(29ㆍ일본)에 대해 캐스터 김성주는 가토 조지라고 소개한 반면 해설자 손세원은 조지 가토라고 소개하더군요.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인명ㆍ지명ㆍ용어에 대한 혼란을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떠넘기는 결과입니다.
네 번째 지적은 ‘부실한 답변’이다. 어쩌면 해설위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일 수도 있겠습니다. 시청자는 해설위원의 답변을 통해 궁금증 해결을 원하지만 명쾌한 답변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차별화된 분석ㆍ취재력 부재’입니다. 당일 경기 해설을 위해 선수들의 과거 기록과 맞대결 성적, 날짜ㆍ날씨ㆍ대회ㆍ경기장별 성적 분석 등 기존 데이터 취합은 기본,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과 영양ㆍ심리 등 취재를 통한 차별화된 분석은 누구에게도 없었습니다.
물론 과거 제갈성렬의 종교 발언이나 심권호의 막말 해설 같은 황당한 사건은 없었습니다. 일부 해설위원의 준비된 해설을 통해 조금이나마 노력의 흔적도 엿보였습니다. 그러나 해설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글쎄요’입니다. 유럽과 같이 전문 캐스터 1인이 중계를 전담하는 체제가 오히려 매끄러운 스포츠 중계를 위해 도움이 된다는 쪽이다.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해설자로 채용한 방송국도 책임이 큽니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29ㆍ러시아 명 빅토르안) 폭행사건 의혹을 받고 있는 MBC 해설위원 김소희에 대해서는 하차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 한심한 일입니다.
해설위원님들에게 묻습니다. 평소 방송 모니터링은 하십니까. 본인 방송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스스로 생각해도 낯 뜨겁지 않나요. 제발 공부 좀 하고 나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