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돋보기] GS건설이 결국 5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국내 미착공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됨에 따라 허창수 회장 등 GS그룹 최대주주 일가의 사재출연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일 GS건설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신주 2200만주를 발행하는 523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구주주는 1주당 신주 0.35주를 배정받게 된다. 신주의 예정발행가는 2만3800원이다.
총 발행예정주식(2200만주) 가운데 20%(440만주)는 우리사주조합원에게 우선 배정된다. 나머지 80%(1760만주)는 구주주에게 1주당 0.35주의 비율로 배정된다. 구주주를 대상으로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진행되는 것으로, 허 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되면 지분율에 따라 1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부담하게 된다.
특히 GS건설은 실권주를 줄이기 위해 구주주 청약시 1주당 0.2주를 초과청약 할 수 있도록 해 최대주주 일가는 최대 1570억원의 사재를 출연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GS건설은 허창수 GS회장(11.80%) 외 특수관계인이 지분 30.4%를 보유중이다.
GS건설은 증자에 참여하는 금융사가 실권주를 모두 인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대표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고, LIG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이 인수단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이들은 과거 LG계열사였던 증권사다.
이번 유상증자와 함께 보유중인 파르나스호텔(장부가 4700억원) 매각 등이 성공할 경우 GS건설은 1조여원에 달하는 자본을 확충, 국내 미착공 PF와 관련한 부실을 털어낼 수 있게 된다. GS건설은 2월 현재 1조5000억원 규모의 미착공 PF(총 12개 현장)를 보유하고 있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이번 유상증자는 문제가 된 국내 부실을 정리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올해 착공 전환되는 주택부문의 개별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에 따라 주당순이익(EPS)이 40% 가량 희석될 전망으로 주가 단기 충격을 불가피 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 주가가 저점임을 감안하면 조정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GS건설은 유상증자와 함께 다음달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이사로 재선임하고, 허태수 GS홈쇼핑 대표를 비상근 이사로 신규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은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