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 그룹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120조원을 투자한다.
25일 이투데이 조사결과, 국내 10대 그룹의 올해 총 투자 목표는 지난해 118조400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11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그룹은 올해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 인수합병(M&A) 계획을 최근 확정하고 투자 계획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삼성은 올해 투자 목표를 50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확정했다. 삼성은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 등 각종 시설투자를 계획 중이다. 또 올해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R&D 부문을 강화할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보다 1조원 늘어난 15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SK는 지난달 1일 통과된 외국인투자촉진법으로 SK종합화학이 일본 석유화학업체와 1조원 규모의 합작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을 감안해 투자 목표를 15조원으로 설정했다. LG는 지난해와 비슷한 16조원 중반대다.
조만간 투자 계획을 발표할 롯데그룹은 7조2000억원 수준이 유력하다. 롯데 관계자는 “매년 10% 정도 투자를 늘려온 만큼 올해 7조원 이상의 투자 규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보수적인 투자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7조~9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올해는 4년 만에 가장 적은 6조5000억원으로 확정했다. 현대중공업, GS, 한진은 각각 2조원대 투자를 실시한다. 이중 GS는 최근 LG상사와 공동으로 인수한 STX에너지의 취득 금액 5600억원을 올 투자 계획에 반영했다.
김승연 회장의 재판 및 건강악화로 지난 2년간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큰 틀을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오너 부재 상황이 지속되면서 계열사별 투자 계획도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10대 그룹의 투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지만 목표액과 집행 금액은 다소 차이가 있는 만큼 올해 실제 집행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총 95조9000억원의 투자 계획 중 92조원을 집행해 달성률이 96%에 머물렀다.
삼성과 현대차가 각각 연초 계획대로 49조원, 14조원을 투자한 반면 SK와 LG는 투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16조원 규모의 계획을 세운 SK는 13조원을 투자해 목표 대비 18% 감소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증손회사의 합작사 설립 지분 조건을 완화한 외촉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해를 넘기면서 계열사의 투자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LG도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로 연초 계획보다 약 9000억원어치의 투자를 실행하지 못했다. LG 관계자는 “2013년 연초 16조9000억원의 투자 계획 중 업황 부진에 따른 LG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증설 보류 등의 영향으로 실제 투자액은 5%가량 줄어든 16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