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찬의 명문가 자녀교육 따라잡기]왕따를 노벨상 수상자로 만든 '타고르 家'

입력 2014-02-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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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

동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라빈드라나드 타고르는 유년시절 학교교육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14살 때 학교를 그만두었다. 아이들을 무시하는 교사들의 태도와 거친 학생들 때문에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타고르는 17살에 영국에 유학을 갔지만 거기서도 적응을 하지 못했다. 타고르는 평생 단 한 개의 졸업장도 따지 못했다. 그렇지만 ‘왕따’를 당했던 타고르는 동양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다. 그를 키운 것은 ‘집’과 ‘아버지’였다.

타고르 가는 집을 ‘문화의 바다’로 만들었다. 먼저 타고르를 키운 것은 학교가 아니라 집이었다. 아버지는 당시 캘커타의 문화예술인들을 집으로 초청해 거의 매일 산스크리트어 경전과 철학, 과학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집 한쪽에서는 인도의 전통 음악이 연주되었다. 타고르가의 응접실은 어린 타고르에게는 ‘살아있는 학교’ 그 자체였다.

타고르를 키운 또 다른 비결은 아버지와 떠난 여행이었다. 어린 시절 타고르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사건은 아버지와 떠난 히말라야 여행이었다. 인도는 성인식을 치른 후 여행을 떠나는 관습이 있었다. 타고르는 12살 때 성인식을 치르고 무려 4개월 동안 아버지와 함께한 여행을 했다. 캘커타에 돌아온 소년 타고르는 더 이상 4개월 전의 소년이 아니었다.

소년에게 대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호흡하게 하면서도 아침이면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 공부했다. 대자연 속에서 뛰놀게 하면서도 교만이나 나태함, 게으름을 피우지 않게 자녀교육에 나선 것이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면 인도의 고대 언어인 산스크리트어 공부를 했다. 산책에서 돌아오면 아버지는 아들에게 다시 영어를 가르치고 히말라야의 눈으로 녹은 찬물에 목욕하게 했다. 오후에도 수업을 진행하며 마냥 놀게 하지 않았다. 대자연을 체험하는 모험여행에 나서면서도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여기에 맞춰 여행을 진행했던 것이다.

또한 아버지는 여행지에서 아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해주기로 했다. 그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상인집안의 후예답게 돈에 대한 책임감을 길러주기 위해 여행경비를 관리하게 하는 것이었다. 돈지갑을 맡기고 매일 지출을 적게 하면서 아들에게 어릴 때부터 경제교육을 하게 한 것이다.

또한 종교사원을 방문하면서 종교의 다양성을 배우게 하고 포용정신을 키워주었다. 다양한 종교로 인해 종교간 갈등이 심한 인도에서는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와 존중심이 중요하다. 다른 신을 존중하는 것은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길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종교에 대한 포용성을 갖게 해주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게 하는 기본적인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여행자는 자신의 문에 이르기 위해 낯선 문마다 두드려야 하고, 마지막 가장 깊은 성소에 다다르기 위해 온갖 바깥 세계를 방황해야 합니다.” ‘키탄잘리’에 나오는 말이다. 아버지와의 여행이 아니었다면 이런 시어가 나올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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