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5월 조기 대선 선거전이 시작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조기 대선 선거 운동이 시작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기존 야권이 중심이 된 의회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몰아내고 5월25일을 조기 대선일로 선포했다.
야누코비치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끌어온 기존 야권 지도자들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비탈리 클리치코 개혁을 위한 우크라이나 민주동맹(UDAR) 당수는 오래전부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최대 야당 바티키프쉬나(조국당)의 아르세니 야체뉵 대표와 또다른 야당인 스보보다(자유당)의 올렉 탸그니복 당수 등도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대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새 집권 세력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의원들은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전 정권의 고위 공직자들을 대량 학살 혐의로 국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고위 공직자들은 지난해 11월30일부터 지난 2월22일까지 벌어진 우크라이나 야권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시민들의 평화적 시위를 무력 진압해 대규모 인명 피해를 야기한 책임이 있다고 의원들은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위해 압박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하원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권 국가 모임) 문제 담당 위원회의 레이니트 슬루츠키 위원장이 이끄는 의회 대표단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방문했다.
의회 대표단은 크림 지방 정부·지역 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러시아 당국이 크림반도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국 여권을 간소화한 절차에 따라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표단은 크림반도 주민들의 투표나 지역 의회 결정으로 크림을 러시아에 병합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러시아는 이를 신속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원들의 이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정치 위기의 와중에 친러 성향의 동남부 지역과 친서방 성향의 중서부 지역이 충돌해 국가 분열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향후 우크라 정국 추이에 따라 러시아가 크림반도 병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5월 조기대선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 계획은 지난 21일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들이 서명한 정국 위기 타개 협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할 생각이 없으며 서방국도 같은 태도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가 지난해 말 약속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150억달러 차관 지원 문제와 관련해 향후 우크라이나 상황을 봐가며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하루 전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차관 2차분 20억달러의 전달을 잠정 중단한다고 전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키예프를 방문해 최근 출소한 티모셴코 전 총리 및 야권 지도자들과 과도 정부 구성문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경제 지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애슈턴은 “우크라이나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도록 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장단기 차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 사태에 충격을 받고 반정부 시위 사태에 대비해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벨라루스 의회는 24일 반정부 시위 사태 등으로 인한 비상사태 선포시 진압에 나서는 경찰과 군인의 발포에 대해 형사 책임을 면제해 주는 ‘비상사태법’ 개정안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