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미국 나스닥처럼 첨단 기술주 시장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카카오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카카오 유치를 전담할 팀을 갖추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서비스하기 위해 만든 회사로 카카오톡이 크게 성공하면서 기업공개 시기는 업계의 큰 관심사였다.
최근 카카오가 상장 시점을 내년 5월로 구체화하자 코스닥시장본부도 전략 수립을 본격화한 것이다.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기술성장 및 콘텐츠 관련 기업이니 유가증권 시장보다는 코스닥 시장으로 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유치 활동을 준비하고 있고 논리를 제대로 개발해 카카오를 설득하고 싶다”고 전했다.
코스닥시장본부가 카카오 영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카카오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는 모바일 업계에서 독보적인 업체인데다 만약 상장될 경우 1조원에서 최대 5조원을 공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큰 상태다.
또 코스닥이 나스닥과 같은 기술주 중심의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카카오가 꼭 필요하다는 게 코스닥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나스닥은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IT 기업이 포진한 시장으로 지난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치열한 경쟁을 통해 페이스북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서종남 코스닥시장본부장보는 “미국 나스닥에 IT 업종이 몰려 있는 것처럼 코스닥에 IT 기업들이 들어오는 것이 적합하다”며 “IT 기업이 코스닥에 오는 것이 기업의 성격과 규모 측면에서 더 적합하고 여러 시너지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는 정작 코스닥 시장보다는 유가증권 시장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보다 유가증권 시장에 투자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보니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전신인 NHN과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도 이 같은 이유로 코스닥에서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기도 했다.
한편 카카오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9만원 내외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만약 이 가격에 상장될 경우 시가총액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