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미래창조과학부의 명령에 따라 13일부터 45일씩 영업정지에 들어간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또 다시 추가 영업정지를 부과해 중복규제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추가영업 정지를 부과받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보조금 과열 경쟁이라는 같은 사안을 두고 두 개의 정부 부처가 중복으로 규제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한 가지 일로 두 시어머니가 들어와 두 번 혼내는 것 같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통신시장을 두 부처가 개입하면서 ‘감놔라 배놔라’하는 식의 개입이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다.
통신사들은 규제기관 두 곳의 눈치만 보면서 공식적으로 반발하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미래부는 이번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면서 단말기 제조업체의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특정 단말기 사업자를 거론하며 통신사가 물량을 구매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두 시어머니 제도에 대해 정부측 논리는 명확하다. 방통위 오남석 이용자정책국장은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제재와 이번 추가 제재에 대해 법적 자문을 받은 결과 중복규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며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것은 위반이 1건만 발생해도 걸리는 것이고, 별도의 기간에 대해 불법 보조금을 조사해 중복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속사정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방통위가 관할하고 있는 통신사 제재 정책을 미래부와 협의해야 하는 등 중요한 행정 권한은 모두 미래부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이중규제라는 비난마저 방통위가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도 미래부에 제재 요청을 의결하는 자리에서 “원래는 우리가 내려야 하는 규제인데 미래부가 생기며 법이 바뀌는 바람에 이렇게(미래부에 제재를 요청하게) 됐다”며 “방통위가 책임을 미래부에 넘기는 것 같아 모양새가 영 좋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나중에라도 이러한 사항을 바로잡아 한 부처가 전담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