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통신망 블랙아웃(대정전)을 일으킨 SK텔레콤의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고 직후 보상대책을 마련했지만 6시간 이상 지속된 통신 장애는 이 회사의 일등품질 이미지에 대한 불신을 야기시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발생한 SK텔레콤의 통신망 장애 이후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피해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집단 소비자 분쟁 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SK텔레콤 관련 글이 통신장애가 발생한 20일 이전에는 하루 평균 250~300건이었지만, 사고 당일에는 3382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이 중 2654건(78%)이 SK텔레콤에 대한 비판과 통신장애에 대한 불만 글로 조사됐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사고 직후 대국민 사과와 함께 피해보상 금액을 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피해 보상금액도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크다. 일반 고객 외에 생계형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기사의 경우 휴대전화가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고객들의 보상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은 560만명의 직접 피해고객에게 피해 시간의 6배를 보상한다는 이용약관보다 많은 10배를 보상하기로 했다. 또 이들을 포함한 전체 2700만명 이용자에게 월정액의 하루치 요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감면액은 발신을 시도한 경우 5만4000원 요금제 기준으로 4355원이다. 이는 한 달 기본요금의 8%에 불과한 수준으로 전체 보상 금액은 400억~500억원 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제안한 보상금액은 회사가 일년동안 쏟아붓는 마케팅 비용 3조원에 비해 극히 적은 규모”라며 “재발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원인규명 역시 상식적인 내용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리기사나 퀵서비스 기사들의 경우 6시간 최소 3만~5만원 가까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와 금융소비자연맹은 대리기사와 가입자들을 모아 소비자원에 소비자 집단분쟁 조정을 신청하고, 제대로 된 보상과 사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여기에 통신소비자협동조합과 전국대리기사협회, 이동통신피해자연대도 동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