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 20일 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특강을 시작으로 울릉도, 제주도 등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자회사 영업점과 후선 지원 조직 등을 대상으로 올해 총 29곳을 방문, 농협금융의 공통된 목표를 전달하는 강의 계획을 세웠다. 내달부터 한 달에 3번꼴로 이뤄지는 강행군이다. 또 일선 영업점 직원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통해 소통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들은 일부 행사에 잠깐 참석해 ‘얼굴마담’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현장은 주로 은행장이나 계열사 사장들이 챙긴다. 현장 방문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일부 지점에 한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33년간의 관료 시절부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임 회장은 영업환경이 열악하거나 실적이 저조한 영업점을 위주로 방문해 지난해부터 현장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작년 현장경영이 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로 보고 듣기 위한 행보였다면 올해는 임종룡호(號)를 본격 출범시킨 후 자신감을 바탕으로 농협금융의 비전을 명확히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강의 형식으로 이뤄져 화제다.
특히 무선 마이크를 끼고 프레젠테이션(PT)하는 모습은 임직원 사이에서 ‘PT의 대가’로 불린 고(故)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해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PT를 이용해 △15대 핵심전략과제 추진 △범농협 시너지 가시화 △리스크 관리 고도화 △고객 신뢰 회복 등의 메시지를 농협금융 곳곳에 전달할 계획이다.
그는 PT를 자주 활용한다. 작년 6월 취임한 후 금융지주 팀장 이하 전 직원에게 ‘농협금융지주, 새로운 시작과 꿈’이란 주제로 PT를 한 바 있다. 또 중앙회 이사와 주요 경영진을 대상으로 우리투자증권 인수의 필요성을 PT로 설명해 중앙회의 적극적 지지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관료 시절부터 진정성과 겸손함을 바탕으로 한 그의 화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설득력이 높기로 유명했다. 금융지주 회장이 된 지금 그는 새로운 소통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이색 행보가 농협금융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