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통일구상을 발표할 독일 작센주의 드레스덴은 유럽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옛 동독의 대표도시로 베를린 장벽 붕괴 직후인 1989년 12월 19일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가 연설에서 독일 통일을 목표로 선포했던 장소다.
앞서 2차 세계대전 때는 영국 공군이 1945년 2월 13일 군사·군수시설만을 공습해야 한다는 불문율을 깨고 ‘융단폭격’을 퍼부으면서 최대 희생지가 되기도 했다. 당시 영국군의 폭격으로 도시 전체 건물의 90%가 파괴됐고, 무려 10만여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드레스덴은 통일과 함께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독일 최대 기술대학인 드레스덴 공대를 포함해 10개의 대학과 3개의 막스프랑크 연구소, 10개의 프라운호퍼 연구소, 5개의 라이프니츠 연구소 등 세계적 연구기관들이 들어섰다. 또 지멘스, 폴크스바겐 등 세계적 대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이 몰렸다.
특히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AMD, 인피니온 등 1500여개 기업이 4만8000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는 유럽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빗대 ‘작소니(작센) 밸리’로도 불린다. 지금의 드레스덴은 독일뿐 아니라 전 유럽에서 손꼽히는 첨단 산업도시로 평가받는다.
2000년에는 독일 정부의 통독 10주년 공식 기념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베를린과 함께 명실상부한 독일 통일의 상징도시가 된 셈이다.
이처럼 독일의 분단역사와 경제발전의 상징이 된 드레스덴은 박 대통령이 그동안의 통일구상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한반도 평화통일과 경제적 효과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