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인천공장은 결국 포스코가 인수하게 될 겁니다.”
철강업계에서는 동부제철이 지난해 말 인천공장을 매물로 내놓을 때부터 포스코를 인수 1순위로 꼽았다. 국내에서 이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포스코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전망처럼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가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달 초 포스코에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인수를 제안했다.
당초 인수에 큰 뜻을 보이지 않던 포스코는 산은이 공동인수에 나서겠다고 하자 인수 의사를 내비쳤다. 산은이 사모펀드를 통해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지분 70~80%를 인수하고 포스코가 나머지만 사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인수금액은 크게 줄이지만 경영권을 갖는 이득이 있다.
이 과정에서 산은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외에 동부그룹의 다른 계열사도 패키지로 묶으려 했으나 포스코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동부그룹 자산의 인수 금액을 최대 4000억~5000억원 선으로 보고 있다. 부채를 제외한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가치는 5000억~6000억원, 동부발전당진은 3000억원으로 각각 평가된다. 포스코가 인천공장의 지분 20~30%와 동부발전당진 지분 100%를 사면 인수금액은 최대 5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가 동부그룹 자산의 패키지 인수를 나서는 데는 동부제철 인천공장보다는 동부발전당진에 끌렸기 때문이다. 동부발전당진은 당진그린화력발전소를 올해 착공할 수 있다. 포스코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포스코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분야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인수는 자체 경쟁력보다는 대내외 철강환경이 중요하게 고려됐다. 칼라강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인천공장을 인수해 국내 공급과잉을 줄이고, 중국 등 해외업체에 국내 철강업체를 넘기지 않아 시장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향후 3주 간의 실사를 거쳐 인수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실사를 마친 뒤 인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포스코 입장에서 재무적 부담을 상당히 덜어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28일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하고 인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갈 것”이라며 “우리가 인수 부담을 덜어주고 동부발전당진 대해서는 매수 우선협상권을 부여해 포스크가 매각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제철 내에서는 인천공장의 포스코 매각을 사실상 확정한 분위기다. 동부제철 내부 관계자는 “인천공장이 포스코로 인수되는 것으로 보고 인력 조정 등의 후속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