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 9조8000억원 규모의 구금고 유치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6조원 규모의 서울 시금고 쟁탈전에서는 우리은행이 수성에 성공했다.
구금고 선정은 지난 1999년부터 공개경쟁 입찰이 가능해졌지만, 그동안 서울시 25개 자치구들은 수의계약으로 시금고 관리은행을 구금고 관리은행으로 지정해 왔다. 지자체 규칙에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고 전산시스템 개발이나 시스템 연결 등 구금고 별도 선정으로 인한 번거로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00년간 서울시 금고지기를 맡아 온 우리은행이 서울의 시·구금고를 사실상 독점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7월‘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에서 ‘기초자치단체가 금고를 선정할 때 광역자치단체의 금고 금융기관을 수의로 지정할 수 있다’는 항목이 삭제됨에 따라 자치구들은 올해부터 구금고 관리은행을 공개경쟁 입찰로 정해야 한다.
또 서울 시금고 은행이 서울시에 제공하는 출연금이 자치구에는 나눠지지 않는 탓에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치구들이 경쟁적으로 구금고 은행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에게도 구금고 관리 은행 선정은 금전적 이득뿐 아니라 은행 브랜드를 알리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자체 자금은 크게 예산(일반·특별회계)과 기금으로 나뉜다. 현재 강남구와 용산구의 경우 기금관리는 신한은행에 맡기고 이에 따른 이자 혜택 및 출연금 혜택을 받았다.
지자체 ‘금고지정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각 금융기관에서 제출한 제안서 평가표를 기존에 운영 중인 금고와의 약정기간 만료 50일 전까지 구청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또 금고관리 은행 변경시 전산개발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구금고 입찰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금융당국이 올해 3월부터 금융회사가 업무 상대방에게 10억원을 초과하는 금전 및 물품 등을 제공할 경우 이를 공시토록 은행업 감독규정을 개정함에 따라 구금고 유치를 위한 은행간 출연금 눈치작전도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