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기술주 가치를 반토막 냈던 ‘닷컴 버블’ 붕괴 악몽이 다시 오고 있다.
미국증시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지수가 최근 3거래일 동안 4.6% 하락해 2011년 11월 이후 가장 큰 낙폭(3거래일 기준)을 보였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4일 2.6% 급락으로 2개월래 가장 큰 낙폭을 보인 데 이어 이날도 1.2%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동안 미국증시 상승을 주도해왔던 이른바 모멘텀주가 큰 폭으로 하락해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는 이날 2.2%, 판도라미디어는 5.0% 각각 급락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은 지난 4일 주가가 4.6% 급락했다. 이날은 주가가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간신히 0.4% 상승으로 장을 마쳤으나 지난달 10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점에서는 18% 이상 하락한 상태다.
기술주의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채닝 스미스 캐피털어드바이저스 매니징디렉터는 “지난 4일의 기술주 투매가 전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투자자들의 우려를 고조시켰다”며 “경제가 미진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업 실적 전망도 좋은 편이 아니어서 특히 지난 수개월간 고공행진을 벌였던 나스닥 종목들의 가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기술주도 동반 추락했다. 네이버 주가는 7일 코스피에서 6.5% 급락했다. 골드만삭스와 UBS 등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이 이날 일제히 네이버 매도에 나섰다고 증권 관계자들은 전했다.
중국 대표 IT기업인 텐센트 역시 홍콩증시에서 7일 4.6% 급락했으며 일본증시에서는 라쿠텐이 4.9%, 소프트뱅크가 4.6% 각각 급락하는 등 미국 나스닥 부진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