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친환경 차량 배터리를 탑재한 누적 차량수가 30만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LG화학이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21일 자동차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 순수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누적 대수는 총 28만1000대다.
LG화학 배터리 고객사는 GM, 르노, 현대기아차, 포드, 볼보, 장안기차, 제일기차 등 10여곳이다. 이 회사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 중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약 10만대, GM의 시보레 볼트(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6만대, 르노의 조에와 트위지(순수전기차)가 각각 1만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 게 된 배경은 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 구자경 회장(현 명예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21세기 새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라고 지시했다. CEO들은 모조리 해외로 나갔으며 그 무리에는 구본무 LG그룹 부회장도 포함됐다. 당시 영국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한 구 부회장은 충전해서 다시 쓰는 배터리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이 사건이 계기로 ‘소재, 전자에 강한 LG는 배터리도 잘 할 것이다’라는 자신감을 갖고 1996년 LG화학에 그룹 연구원들을 모아 배터리 개발 착수한다.
수 년 간의 시행착오 끝에 1999년부터 양산을 시작했고 2000년부터는 중대형 배터리로 영역을 확장한다. 본격 개발에 돌입한지 10년 만인 2009년, LG화학은 일본업체를 누르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그간 LG화학은 중대형 배터리 부문의 고용인원을 200명에서 현재 1630명으로 7배 이상 늘렸으며 협력회사도 같은 기간 26개 수준에서 두 배(45개) 가량 늘렸다. LG화학은 올해 배터리 사업을 포함한 전지사업부문에서만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2조84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수립했다.
이처럼 LG화학이 배터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R&D(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LG화학의 지난해 R&D 분야 투자금액은 4500억원이다. 올해는 5900억원으로 30% 가량 높여 잡았다.
배터리연구소장 김명환 부사장은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는 특허를 획득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적용함은 물론 배터리의 형태가 ‘캔(can) 타입’이 아닌 ‘파우치(pouch) 타입’으로 폭발 위험이 없다”며 “표면적이 넓어 열발산이 용이해 배터리 수명도 길다는 장점도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화학은 한번 충전에 200마일(320km)을 갈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수년내 상용화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