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잠수수색에 첫 투입된 민간잠수사가 잠수 5분 만에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수색현장을 방문한 지 불과 이틀만이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방문을 한 당일 한준호 준위가 무리한 수색작업 끝에 사망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열악한 조건과 체력적 한계 속에서 작업하고 있는 잠수사들에게 대통령의 현장 독려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6일 오전 6시 5분께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수중 수색을 재개한 직후 민간잠수사 이광욱(53)씨가 작업 중 의식을 잃어 헬기로 목포 한국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날 수색작업에 투입된 이씨는 이날 오전 6시 7분께 입수했고, 5분여 만에 통신이 중단됐다.
수심 24m 지점에서 통신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호흡 상태가 급속히 나빠지고 연락이 끊기자 합동구조팀은 현장에 있던 소방당국 잠수요원 2명을 투입해 이씨를 바지선 위로 끌어올려 구급조치를 했다.
하지만, 이씨는 잠수요원들이 수중에 도착하기 전 이미 머리에 쓴 공기공급 장비와 허리에 찬 납 벨트를 풀고 상승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요원들은 잠수 도중 몸이나 장비에 이상이 생겨 스스로 먼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이씨는 물 밖으로 나온 뒤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오전 6시 44분 헬기로 이송, 7시 12분께 목포 한국병원에 도착했다. 7시 36분께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에 투입된 잠수사 중 첫 희생자다.
이를 접한 박근혜 대통령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하신 잠수사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편 경기도 남양주시는 세월호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잠수사 이씨에 대해 의사자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이씨의 유족과 협의한 후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지정 신청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의사상자는 경제적 이익과 무관하게 의로운 행동을 하다 숨지거나 다쳤을 때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