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원화강세로 인한 타격은 기업 규모별로 양극화 현상을 띨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16일 발표한 ‘원·달러 환율 하락이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으로 하락할 경우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3년(평균 환율 1095원) 5.7%에서 0.8%포인트 하락한 4.9%를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전기·전자(2.1%포인트↓), 자동차(2.7%포인트↓), 기계(2.2%포인트↓), 조선(5.0%포인트↓) 등 주요 수출 산업의 경우 영업이익률 하락폭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다.
반면 해외로부터 원자재 수입비중이 큰 석유·화학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0.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원·달러 환율이 1000원으로 하락할 경우 제조업 전체의 영업이익은 2013년에 비해 13조3000억원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분야별로 보면 마찬가지로 수출비중이 높은 전기·전자(-9조2000억원), 자동차(-6조3000억원), 조선(-4조4000억원)의 영업이익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와 달리 석유·화학은 원유 수입단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타격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이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대기업의 경우 해외 생산 비중이 높으며, 결제통화 다변화와 환헤지 등 적극적인 환위험 관리 덕분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며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수익성이 낮고 환위험에 대한 대응이 미흡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기업별로 보면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4.8%로 절반을 넘어섰고 삼성전자는 피처폰·스마트폰·태플릿PC의 92.4%를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달러화 외에도 엔화, 유로화, 루블화, 위안화 등 결제통화를 다변화하고 있고 LG전자는 미국, 네덜란드, 중국, 싱가포르 등에 해외 금융센터를 세우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소기업은 환위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환위험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정보부족, 키코 사태 등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 비용 부담 등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들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손익분기점은 1050~1070원대로 현재 환율수준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하회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020원대까지 급락해 향후 세자리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