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베르투 아제베두(사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방한 둘째 날인 16일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 나섰다.
아제베두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무역환경 변화와 WTO의 새로운 역할’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의 중요성을 거듭 설파했다.
그는 “DDA는 자유무역주의를 위해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라면서 농업, 금융, 통신 등 당양한 분야에서의 다자간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제베두 총장의 이번 방한은 산업통상자원부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총장은 전날부터 서울대 강연과 국회의장 예방 등 1박2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남미 출신의 첫 WTO사무총장인 그는 20여년간 브라질 직업 외교관으로 일하다 지난해 9월 취임했다. 세계경제 성장을 위해 무역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인식 아래, 지난 2001년 11월 시작돼 2008년 합의 직전 무산된 후 사실상 논의가 멈춘 DDA의 물꼬를 트려 노력 중이다.
그는 DDA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만든 타협안 ‘발리 패키지’를 지난해 12월 타결시킨 1등 공신이기도 하다. 발리 패키지엔 관료주의적인 무역장벽을 낮추고 농업 보조금을 줄이되 저개발 최빈국 지원을 늘리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아제베두 총장은 전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WTO의 현 위상과 역할 : 글로벌 경제에서의 다자무역체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도 DD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농업, 금융,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자간 협상이 필요하다”면서 DDA의 논의를 다시 시작할 때라는 점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발리 패키지를 토대로) 오는 12월까지 농업, 서비스, 산업제품 등 세 가지 분야를 DDA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라며 “최근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지도자들을 만났는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잇달아 가진 강연에서 거듭 세월호 침몰 사고를 언급,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또한 DDA 협상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는 “앞으로 한국은 협상 타결에 매우 중요한 중추 멤버가 될 것이다. 한국은 이미 그럴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며 “빠른 경제성장으로 많은 개도국에 영감을 준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