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범국민 대화(원탁회의) 2차 회의가 17일(현지시간) 동부 도시 하리코프에서 개최됐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2차 회의를 주재한 레오니트 크라프축 전 우크라이나 초대대통령은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더 공개적이고 나은 토론이 이루어졌다”며 “야권뿐 아니라 동부 루카스크주 등을 비롯한 지역 대표들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크라프축은 또 “최고라다(의회)가 동부 지역 대표들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전망에 대한 양해각서 초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동부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당 의원 바딤 노빈스키가 낭독한 각서 초안에는 25일 의회와 조기대선 후보들이 긴장완화에 관한 지난달 제네바 국제 4자회담 합의준수ㆍ우크라이나의 중립국가 지위선언ㆍ이원집정부제 채택ㆍ사법기관 개혁ㆍ시위참가자 사면 등을 약속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모든 불법 조직의 해체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정부군 군사작전 중단, 군부대 원대 복귀 등의 내용도 담겼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현 키예프 정부는 평화와 안정에 관심이 있다”며 “중대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무기를 내려놓는 자들에 대해 사면법을 적용하겠으나 중앙정부에 반대하는 세력과는 협상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정부에 상당한 권력을 이양하고 중앙정부는 법률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전권만 행사하는 형태의 국가체제를 제안한다”며 “동부 지역이 주장해온 러시아어의 공식어화 문제도 개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럽연합(EU) 미국 등 4자가 참여하는 제네바 협상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국제 수준의 협상 틀”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러시아 EU 미국 대표들은 4자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완화를 위한 초기 단계 조치에 합의했으나 이행에는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혼란 사태를 안정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진 범국민 대화는 오는 25일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로 지난 14일 수도 키예프에서 1차 회의가 열렸다.
크라프축 전 대통령, 레오니트 쿠치마 전 대통령과 야체뉵 총리, 아르센 아바코르 내무장관, 안드레이 데쉬차 외무장관 등 중앙정부 대표 지방회의 의원 사회단체 대표 등이 2차 회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1차 때와 마찬가지로 2차회의에도 동부 분리주의 세력 대표는 참여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는 평가다.
크라프축 전 대통령은 “오는 21일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체르카시에서 제3차 원탁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동부 지역의 유권자 200만명이 분리주의 세력 때문에 대선 투표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앙정부에 긴급 조치를 요청했다.
선관위는 분리주의자들의 위협과 불법 행동에 따라 동부 10여개 도시에서 선거를 준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공식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민주적으로 대선이 치러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