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로 구조조정도 맘대로 못한다

입력 2006-06-16 08:34 수정 2006-06-1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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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청구권 밑도는 주가…주식교환·영업양수도 비용 가중 전망

증시 조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합병 및 주식교환, 영업양수도 등을 통해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상장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주어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보다 주가가 낮아지면서 주식 매입에 예상 밖으로 많은 자금이 소요돼 심하면 재무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등 치러야 할 댓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침체로 합병 등 사업 구조조정 비용 증가 우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증권 상장사 중 합병 및 주식교환·이전, 영업양수도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을 앞두고 있는 곳은 삼양통상(002170), 아이브릿지(012170), 이엔쓰리(074610), 신성디엔케이(003990), 화진케이디케이(009690) 등 5개사에 이른다.

이 기업들은 증시 침체로 대부분 주가 또한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로 주식매수청구권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합병 등과 같이 주주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 반대 주주가 자기 소유주식을 공정가격에 매수토록 회사측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합병 등의 승인을 위한 주총 주주확정일로부터 주식을 계속해서 보유하고 있다 주총 전날까지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주총일로부터 20일동안 청구권을 행사하면 된다.

◆주가 약세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속속 밑돌아

액정표시장치(LCD) 업체인 아이브릿지는 지난달 26일 발광다이오드(LED) 장외업체인 럭스피아와의 합병을 결의했다. 이때 산정(결의일 전일로부터 2개월, 1개월, 1주일 거래량 가중평균 주가의 평균)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는 2421원. 반면 지난 15일 현재 주가는 15.9% 낮은 2035원에 머물고 있다.

소방기구 및 소방차 제조업체인 이엔쓰리(옛 스타코넷)의 현 주가는 1655원 수준이다. 장외 백업솔루션업체인 피에스제이아이앤씨와의 주식교환(100% 자회사 편입)을 위해 산정한 행사가 1804원을 밑돌고 있다.

삼양통상도 지난 12일 신발사업부문을 장외 삼호산업에 양도키로 결의한 후 주가가 1만8450원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반대주주들에게 부여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1만8935원에 못미치고 있다.

바이오하트코리아를 합병하는 신성디엔케이(이하 행사가 1450원·주가 15일 종가 4060원)나 케이엠에이치를 합병하는 화진케이디케이(533원·610원)는 상대적으로 현재까지는 주식매수청구권 부담이 덜한 편이다.

◆구조조정 성사 가르는 중요 변수로 부상

주가가 행사가를 지속적으로 밑돌게 되면 가격간 차익 등을 노려 합병 등에 반대의사를 던지는 주주들이 많아지고 주총 후 실제 권리행사로까지 이어져 기업으로서는 해당 주식을 매입하는 데 자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증시 침체가 상장사들의 주가 하락에 따른 구조조정 매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재무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를 조건으로 합병 등을 추진하는 상장사인 경우는 성사를 가르는 복병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아이브릿지의 경우 청구권 행사 예상 주식수가 발행주식의 15%를 넘어서 합병후 존속법인의 재무상황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양사가 인정할 경우 합병 계약 자체를 무효화 할 수 있다고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합병 등을 완료한 상장사들을 보더라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이 증시 호황기 때에 비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증시 조정이 깊어지면서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기업들에 과도한 비용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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