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인수를 타진했던 유력 인수후보자들이 금융당국의 잇단 조사를 받으면서 매각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현대증권 매각 인수의향서(LOI)를 낸 곳은 일본계 금융기업 오릭스,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파인스트리트, 현대증권의 2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 등 PEF 세 곳과 DGB금융지주 총 4 곳이다. 이 중 DGB금융지주는 분리매각을 전제로 현대자산운용 인수에만 관심이 있다고 표명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자베즈파트너스에 대한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자베즈가 지난해 그린손해보험(현 M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당 펀드의 핵심 투자자(LP)로 참여한 새마을금고가 영향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LP가 PEF 운용사의 투자 결정과 운용에 관여하는 건 자본시장법상 위법이다.
금감원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새마을금고와 손잡고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LIG손해보험 인수를 한 발 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투자은행(IB)업계 내부에서는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자베즈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PEF에 대한 검사가 약했다. 향후 제대로 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검사를 실시중”이라며 “이 달 말까지 현장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자산운용 인수만 타진중인 DGB금융지주 역시 금융당국의 지방지주 정밀검사에 포함된 실정이다. DGB금융지주의 경우 최근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 KDB생명 인수를 비롯, 아주캐피탈, 현대자산운용 인수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외형성장 움직임에 대해 금융당국이 그 만한 준비가 돼 있는지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력 후보들이 잇달아 과거나 현재 추진했던 인수합병(M&A) 이슈와 관련 금융당국의 조사에 오르자 현대증권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도 곤혹스런 표정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유력 후보자들의 금감원 검사와 현대증권 매각 일정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자베즈나 DGB금융지주가 금감원 검사를 받는 것만으로 현대증권 매각일정을 늦출 수는 없다”며“통상 M&A 과정에서도 금감원 검사와는 별개로 매각 작업을 그대로 진행시킨다. 다만 향후 문제 있는 검사 결과가 나온다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