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혼합형(고정+변동) 대출을 중심으로 떨어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연 3.22~4.67%로 낮추는 특별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1월 초(5.13~5.53%)와 비교하면 최고금리는 0.86%p, 최저금리는 1.91%p 내린 것이다.
외환은행도 혼합형 대출 특판을 벌여 금리를 3.25~3.42%로 연초 대비 1.47~1.49%p 낮췄다.
혼합형 대출은 통상적으로 5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이후 변동금리로 바뀐다. 금리는 고정형보다 낮고 변동형보다 높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혼합형 대출의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번걸아가며 특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혼합형 대출 금리를 연초보다 최고 1.29%p 내린 3.35~4.45%에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혼합형 대출 금리 역시 최고 0.86%p와 0.64%p씩 인하한 3.66~4.36%와 3.62~4.62%로 판매하고 있다.
은행들이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경쟁을 벌이는 배경엔 정부가 지난 2월에 내놓은 ‘가계부채 구조 개선 촉진 방안’이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부담 급증을 막기위해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을 올해 20%에서 2017년 40%까지 늘리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목표치를 맞추려고 일부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금리를 내리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시중 금리의 왜곡을 가져온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의 상품에선 혼합형 대출과 변동형 대출의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혼합형 금리를 2%p 가까이 내린 탓에 변동형 대출(신규 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 금리보다 0.76~0.81%p 낮아졌다.
외환은행(0.44%p), 우리은행(0.02~0.42%p), 기업은행(0.03%p) 등도 혼합형과 변동형의 금리가 역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