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과 홍콩이 자치권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대만이 때아닌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치·사회문화적으로 껄끄러워진 홍콩 대신 대만을 휴가지로 선택하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만을 찾은 중국 본토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20% 늘어난 홍콩에 비해 2배가 넘는 증가 속도다. 그동안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이 홍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만의 급성장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CNBC는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신흥아시아 부문 이코노미스트인 마르셀라 쵸우는 “최근 홍콩 내 중국 본토인에 대한 반감이 커진 데다 대만이 중국인에 대한 관광 규제를 완화한 것이 맞물리면서 대만을 찾는 중국본토 관광객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홍콩은 지난 1997년 중국에 반환되고 나서 자치권과 사법권을 가진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중국 본토는 금융은 물론 정치 부문 등 홍콩 전반에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홍콩 내에서는 중국 본토의 이런 움직임에 반기를 들어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반(反)중국 정서는 홍콩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 2월 내륙 중국인들을 메뚜기에 비유하며 ‘메뚜기 반대’ 캠페인이 일어나기도 했다. 내륙 중국인들이 홍콩에 몰려와 자원을 독점하고 생필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중국과 교류를 단절했던 대만이 문호를 개방한 점이 대만행 중국인 수를 늘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만은 지난 2008년 중국 단체 관광객의 관광을 허용했으며 2011년에는 1인 배낭여행족의 관광도 허용했다. 쵸우 이코노미스트는 “마잉주 대만 총통 정부의 조치가 관광특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