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은 경제성장률 4%를 유지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경기가 지금보다 가라앉을 경우 경기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필요시 기준금리를 내리고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의 통화ㆍ재정 정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기 요금과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올려야 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줄이고 대기업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이날 ‘2014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OECD는 우리나라는 지난 10년여 간 OECD 가입국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올해와 내년 경제는 각각 4.0%, 4.2%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보다는 각각 0.2%포인트 높은 수치이며 지난 5월에 발표한 경제전망과는 같은 수준이다.
수출 개선이 기업 투자 회복으로 이어지고 고용과 임금 개선세가 지속되며 민간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통화 정책을 추가로 완화하지 않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5년에는 3%에 육박하고,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4.5%로 축소되며 적정 수준 근처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 4월 3558억달러까지 불어난 외환보유액은 낮은 수익률과 재정 부담, 환율 변동 위험 등 비용이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또 경기 하방 위험이 현실화되면 통화 정책을 추가로 완화하고 단기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통화 완화 정책에는 금리 인하 등 정책이, 재정을 동원한 경기 부양책에는 추경 등 대책이 포함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엔저와 신흥국 불안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은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OECD는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소득 불평등과 상대적 빈곤이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사회통합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여성고용 촉진을 통한 고용률 70% 달성 △사회복지 시스템 강화 △교육 개혁 △노인빈곤 완화 △가계부채 해결 등에 초점을 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금은 최저 빈곤 수준의 노인층이 절대적 빈곤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포괄범위를 확대하고 소득대체율을 약 50% 수준으로 유지하되 연금지출을 충당하려면 연금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 도입을 가속화하고 개인연금을 강화해 은퇴에 대비한 민간저축을 확대함과 동시에 가계부채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OECD는 또 중소기업 재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을 점차 축소ㆍ간소화하되 창업 초기 기업에 지원을 집중해 공적 지원 장기화를 막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 제도로 대기업 활동을 제한하기보다 모든 기업에 매력적인 국내 시장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여기에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시장 진입 제한은 점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넥스(KONEX) 시장은 창업기업의 중요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육성하고 직업교육과 직업훈련은 중소기업의 수요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비스 부문 육성을 위해선 상품시장 규제를 완화해 혁신에 대한 투자 성과를 높이고 전기요금은 최소한 생산 원가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주문했다.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시장진입 제한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서비스 부문을 육성하기 위해 제조업과 형평성을 높이고 진입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과감한 구조개혁이 포함된 포괄적인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계획이 성공저긍로 실행되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최고 수준의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