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경영권 편법 승계 ‘백태(百態)’

입력 2006-07-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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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의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재계에선 삼성과 현대차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메스를 꺼내 든 가운데 재계 내부에선 향후 경영권 승계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연구에 몰두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검토 등을 비롯해 얼마 전 신세계는 경영권 승계에 따른 증여세 1조원을 자발적으로 내겠다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재벌그룹들은 여전히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재벌가의 편법적 부의 이전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에서 편법 승계의 유형을 정리해 봤다.

◆ 비상장사 이용한 경영권 편법 승계

비상장사를 이용한 경영권 편법 승계의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의 경우 삼성에버랜드(옛 중앙개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을 갖고 있어 에버랜드를 손에 넣게 되면 삼성그룹을 전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는 지난 1995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60억8000만원을 현금을 증여 받아 당시 비상장사였던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에 투자해 상장차익으로 563억원이라는 돈을 벌어들였다.

이 당시 이재용 상무가 낸 세금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증여 받은 금액에 대한 증여세 16억원이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이 상무는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그러나 문제는 에버랜드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가운데 인수대금을 줄이기 위해 에버랜드 사모 전환사채(CB)를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에 현재 검찰은 이재용 상무에 대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매각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 역시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경영권을 승계하려 했다.

그러나 삼성그룹과의 차이는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경영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경우 핵심계열사 경영권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차는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으로 핵심 계열사 주식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경영권 대물림을 시도했다.

구속 수감중이다 얼마 전 보석으로 풀려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기아차 정의선 사장은 글로비스, 엠코, 이노션 등의 자회사를 설립한 뒤 현대차그룹의 관련 사업을 이들 회사에 몰아주는 방식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글로비스다.

정 사장은 또 노르웨이 물류회사인 빌헬름센사에 지분을 매각해 1000억원을 마련했으며 또 지난해 상장을 통해 시세차익이 무려 5000억원이 넘었다. 이렇게 마련한 자본으로 정 사장은 현대차그룹 주력 계열사인 기아차의 지분 2%를 매입했다.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들어간 돈은 불과 5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편법경영권 승계 문제는 검찰의 수사를 면치 못해 정몽구 회장 구속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편, SK그룹 역시 계열사를 동원해 경영권을 대물림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정보통신 관련 계열사인 SK C&C를 설립한 뒤 이 계열사를 통해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권을 장악했다.

SK C&C는 SK텔레콤(21.47%)과 SK네트웍스(40.97%), SK해운(72.13%)의 실질적인 지배권을 갖고 있다.

또 최근 신흥 그룹 명문으로 자리잡은 STX그룹도 강덕수 회장의 두 딸인 정연씨(25)와 경림씨(23)가 25% 지분을 갖고 있는 STX건설에 힘을 실어주면서 경영권 승계의 시초를 알리고 있다.

신세계그룹 또한 비상장 계열사인 광주신세계를 이용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려 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1998년과 1999년 비상장사였던 광주신세계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정 부사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40억원대에서 1290억원대로 30배 가량 올랐다.

◆ 지분 분산을 통한 경영권 승계

LG의 경우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그룹 경영권을 관리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2000년 초부터 5년에 걸쳐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는 그룹 지주회사인 (주)LG 지분을 주로 보유하고 있다.

(주)LG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LG전자 등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LG가(家)는 구본무 회장이 (주)LG 지분 10.3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동생인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이 7.50%를 갖고 있다.

특히 LG가의 경우 허씨와의 그룹 분리 과정에서 3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문제가 됐다. LG그룹의 경우 미성년자 주식부자들이 많다는 점에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데 구본무 회장의 딸인 구연경씨(10세)와 둘째 딸 구연수씨(4세)가 각각 0.84%와 0.0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두산그룹의 경우 최근 형제간의 감정 싸움으로 법정까지 서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두산가는 오너 일가가 핵심 계열사 지분을 분산 소유하고 있는 상태로 두산 그룹 역시 순환출자구조로 구성돼 있으나 그 핵심에 두산산업개발이 있다. 또 두산중공업은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주식을 30% 소유하고 있다.

두산산업개발은 (주)두산 지분을 24.88%, (주)두산은 두산중공업 지분 41.5%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경영 4세들의 분산소유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1.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박정원 부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이 0.75%를 보유하고 있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는 0.83%를 갖고 있다.

이러한 두산은 최근 형제간의 싸움으로 인해 형제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하고 나섰다.

두산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 그룹은 금호그룹이다.

박삼구 회장과 고 박성용 전 명예회장, 고 박정구 전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 등 형제일가들이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10.1%씩 총 40.4% 보유하고 있다.

효성 역시 형제간 지분을 분산한 케이스로 (주)효성의 지분을 조현준 부사장(7.0%)과 조현문 전무(6.6 2%), 조현상 상무(6.61%)가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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