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운전자들은 차가 고장이라도 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게 된다. 단종된 차량의 부품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걱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자동차 오너라면 이런 걱정은 접어둬도 될 듯하다. 지난 17일 서울에서 차로 2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충남 서산의 현대파텍스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현대기아차의 단산차종에 대한 부품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현대파텍스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초기 자본금 400억원의 56%, 31%, 13%를 각각 분담해 설립한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대부분의 부품 공급은 현대모비스가 하고 있지만, 부피가 크고 쉽게 녹이 슬 수 있는 패널(외부 철판) 등의 큰 부품들은 현대모비스가 재고로 보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현대파텍스가 필요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단산 차종 패널 부품을 전문적으로 제작ㆍ생산하고 있다.
2만여평에 이르는 공장은 그 크기부터가 압도적이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 프레스-차체-도장-포장에 걸친 일괄 생산공정이 한눈에 들어왔다. 50톤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천장크레인 여러대가 분주하게 금형틀을 이리저리 옮기고 있었고, 가지런히 쌓인 금형틀은 차량의 앞ㆍ뒤 도어, 후드, 트렁크를 만들어내느라 바삐 움직였다.
금형은 붕어빵을 만드는 철판처럼 위, 아래가 한 조다. 금형은 공장 밖에 보관돼 있으며 주문에 따라 3일 전부터 사용할 금형을 공장 안으로 옮겨와 세척, 장착한 뒤 제품을 생산한다. 현대파텍스에는 4800여개(현대차 2902개, 기아차 1936개)의 금형틀과 4개의 프레스, 16대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구형 싼타페 문짝이 1200톤급 프레스를 거쳐 나왔다.
이렇게 만들어진 패널은 도장과 포장 과정을 거치게 된다. 패널은 행거가 적용된 컨베이어 방식으로 도장라인을 거쳐 나왔고, 곧이어 공기포장지로 싸이며 완제품으로 탄생했다. 이 모든 과정이 1차 제품부터 완제품까지 한곳에서 생산 가능한 ‘일관생산시스템’으로 탄생했다.
현대파텍스의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다. 양산 차종이 아닌 단산 차종 패널을 생산하기 때문에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대량생산과 달리 소량생산만 할 경우 자동차 문짝 하나에 생산원가만 100만원이 넘게 들기도 한다.
소영만 현대파텍스 생산지원팀 차장은 “현대파텍스는 단산차종에 대한 고품질 제품을 적기에 공급해 고객만족을 실현하는 데 사명을 두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차량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애프터서비스(AS)도 실현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