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제패’ 대륙의 꿈…‘대국굴기’ 칼날 가는 中 업체

입력 2014-07-25 11:08 수정 2014-07-2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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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베끼기 수준에 머물던 중국 업체 제품들에 최근 ‘세계 최초’, ‘세계 최대’, ‘세계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 붙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애플의 짝퉁 스마트폰을 찍어내며 ‘산짜이(山寨)’ 문화로 포장하기에 급급했던 중국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을 흉내내는 데 그쳤다면 최근엔 하나같이 ‘고품질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내수 시장의 강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자사 제품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전술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해외 진출의 최대 걸림돌인 중저가 저급 제품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기술력 있는 글로벌 부품 업체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삼성 갤럭시S5, LG G3와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 사양의 제품을 절반 가격에 내놓은 샤오미는 LG디스플레이, 일본 샤프의 패널을 탑재한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부각시켰다.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을 만든 지오니의 왕웨이 부사장은 이달 2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했다. 업계는 왕 부사장이 삼성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메모리, 배터리 등 핵심 부품 조달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 시장= 중국 업체들의 대국굴기(大國堀起; 대국으로 우뚝 선다) 기세는 자국 스마트폰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21.2% 증가한 12억10만대로 전망된다. SA는 전체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3%인 4억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올해엔 LTE(롱텀에볼루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려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각축이 예상된다. 자국 시장을 지키기 위한 중국 3대 스마트폰 업체인 레노버, 샤오미, 화웨이의 수성 전략도 관전 포인트다. SA는 올해 중국 LTE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547% 성장한 1억3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 올해 팔릴 휴대폰 4대 중 1대는 LTE 스마트폰이 될 것이란 의미다.

◇스마트폰 시장 제패…왜 중국인가= 업계는 글로벌 기업들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 간 기술격차를 1년 이내로 보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무분별하게 시장에 진출하던 과거와 달리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화웨이 등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모바일 AP 등 핵심 부품을 독자적으로 생산하는 수준까지 성장하면서 삼성전자,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IT 업체들이 생산하는 모바일 핵심 부품의 품질이 낮지만 기술 개발 속도를 봤을 때 금방 글로벌 기업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든든한 내수 시장과 모바일 요소 기술, 제조 기반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것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통상적으로 내수 시장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은 후 해외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며 “중국 업체들의 행보도 이와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시류 변화 중국 업체 수혜= 스마트폰 시장 흐름이 프리미엄에서 신흥국 중심의 중저가로 바뀐 것도 중국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200달러(약 20만3800원) 미만의 스마트폰 전 세계 출하량이 7억50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을 비롯해 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 수가 4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10여개의 상위 업체들이 생산하는 중저가 제품은 성능까지 담보한다는 점이다.

최근 ‘Mi4’를 발표한 샤오미가 대표적이다. Mi4는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 3GB 메모리, 5인치 IPS 방식의 LCD를 탑재했다. 카메라의 해상도와 일부 성능은 프리미엄급 제품을 능가한다. 이 제품의 가격은 불과 30만원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축소판으로 보면 된다”며 “레노버, 샤오미, 화웨이가 내수 시장의 점유율을 높인 비슷한 방법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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