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29일(현지시간) 저우융캉 전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조사에 공식 착수하기로 하면서 북한에서 처형당한 장성택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저우와 장성택 모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막대한 비리를 저질렀다가 몰락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장성택은 김정일 사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하에 2인자로 군림했다. 김정은의 고모부이며 대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등 그의 앞날은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그러나 장성택은 하루 아침에 숙청돼 지난해 12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저우융캉도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 시절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그는 사법과 공안,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법위원회의 수장으로 당내 권력서열은 9위였으나 영향력은 그보다 훨씬 컸다는 평가다.
이런 영향력을 활용해 몰락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 함께 쿠데타를 꾀했다는 설도 돌았다.
시진핑 주석은 권력을 잡자마자 부정부패 척결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저우 측근을 잡아들이는 등 옥죄기에 나섰다. 조사 착수 공표는 사실상 저우가 몰락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사생활이 문란했다는 논란이 나온 것도 둘의 공통점이다. 북한 언론들은 장성택 숙청 당시 “그가 자본주의 생활에 물들어 많은 여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고급식당에서 술판과 도박판을 벌이는 등 사상적으로 병들었다”고 비판했다.
저우융캉도 중국중앙(CC)TV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여기자, 앵커들과 염문을 뿌렸고 고위층에 성접대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최후에서 운명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외교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장성택은 총살당했으나 저우융캉은 사형을 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건국 이후 상무위원을 지냈던 거물급 인사가 비리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는 것도 이례적인데 사형까지 받으면 시 주석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우의 정치적 동지였던 보시라이는 지난해 10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