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외화를 보유한 중국이 그 ‘대가’로 연간 약 745억달러(약 77조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금융센터가 4일 발표한 ‘중국, 4조달러 외환보유고의 허와 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외환보유액을 유지하기 위해 환차손을 제외하고 연간 이자 손실 비용만 74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내에서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 상대적으로 싼 금리를 주는 선진국 국채에 투자해 외환보유액을 늘리다 보면 금리차에 따른 이자 손실이 발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중국의 중앙은행채와 미국채간 금리차(-3.38%포인트)를 기준으로 계산할 때 연간 약 429억달러의 역마진이 발생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 금리인하 정책으로 중국과 유럽연합 간의 금리차(3.18%포인트)를 감안할 경우에는 유로지역 우량 국채 투자로 인한 손실 규모는 연간 316억달러가량으로 분석됐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은 대외 충격으로부터 중국 경제와 금융 안정성을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했지만, 대내외 금리차이가 확대되면서 외환보유고 유지 비용이 급증하는 등 부정적 영향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중국이 외환보유고 유지 비용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대(對) 해외투자를 확대해야할 유인이 더 커졌다”며 “이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대내외 정책노력 강화에 따른 파급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8.5%에서 2014년 1분기 33.3%로 상승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부터 외환보유액 연평균 증가율이 27.3%에 달했다. 이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상 압력 완화 등을 위해 무역수지 흑자 등 다방면의 경로로 유입된 대규모 국제자본을 적극 흡수한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