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보다 요즘 더 뜨는 시장이 있다. 바로 프런티어마켓이다.
최근 높은 수익률로 프런티어마켓이 주목받으면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금이 유입되는 등 투자 열기가 뜨겁다. 대형 헤지펀드를 비롯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근 프런티어 마켓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투자과열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프런티어마켓은 신흥시장 중의 신흥시장을 일컫는다. 이미 투자자들에게 상당 부분 노출된 신흥시장에 비해 블루오션이 많아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아르헨티나와 베트남을 비롯한 프런티어마켓 국가로 유입된 자금이 22억 달러(약 2조2700억원)에 이른다. 반면 지난 10년간 투자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사촌격’인 신흥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7억2000만 달러(약 7400억원)가 순유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 흐름의 판도가 바뀐 것은 지수 움직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MSCI프런티어마켓지수는 19% 올랐다. MSCI신흥시장지수는 6%, 선진국 증시를 나타내는 MSCI세계지수가 2.2% 오른 것을 감안한다면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한 셈이다.
선진시장으로 분류되는 미국과 유럽시장은 물론 일부 신흥시장은 최근 몇 주 사이 이런 현금 유입이 흔들리고 있지만 프런티어 마켓의 현금 유입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케말 아흐메드 인베스텍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10년간 신흥시장이 보여왔던 고성장세를 잡아보려는 투자자들의 절박한 몸부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런티어마켓에 막대한 현금이 유입되는 것이 이 지역의 투자전망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당장은 현금 유입이 물밑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다른 시장에 비해 유동성이 두텁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매도세가 이뤄진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펀드매니저들은 또 프런티어마켓의 성장세가 올해 전반적으로 좋은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일부 국가가 프런티어마켓 울타리를 벗어나는 등 시장 구성원의 변화가 생긴 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지난 5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를 프런티어에서 신흥시장으로 편입시켰다. 이 영향으로 프런티어마켓 구성원 숫자는 줄었지만 대신 남은 구성원들에게 돌아가는 해외 투자금은 더 커지게 됐다.
토마스 베스터 LGM인베스트먼트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FO)는 “고수익을 좇다가 분별력 없이 아무 회사에나 투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