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7∼8월 중 국내 경기가 완만한 개선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27일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를 통해 “세월호 사고 이후 부진한 소비 및 서비스업 생산도 2분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며 “다만 증가폭은 크지 않고 소비심리도 아직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골든북은 한은 16개 지역본부가 지역 기업들을 심층 면담하고 설문조사도 벌여 전국의 경기 흐름을 파악·분석하는 보고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대구·경북), 제주권의 경기는 개선됐고 강원권과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은 보합세였다. 경제 부문별로는 생산이 IT제품, 자동차 등 국내외 수요 확대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소비는 증가세가 크지 않고 설비투자는 기업들의 유보적인 태도로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건설투자도 대경권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보합세였다.
강성대 지역통할실장은 “소비 증가는 2분기가 워낙 저조한 데 따른 반등 효과에 일부 매장의 판촉 강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세월호 사고의 영향은 조금씩 줄고 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비스 업체 197개를 상대로 7월21일부터 8월12일 사이에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50.3%가 세월호 사고의 매출 영향이 1개월은 더 갈 것이라고 답했고 30.1%는 ‘2∼3개월’, 19.6%는 ‘3개월 초과’를 예상했다.
주택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는 주택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이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보합세인 것으로 것으로 관측됐다.
제조업체들의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는 더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체 317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률은 이번에 62.2%에 달해 3개월 전 조사 때(55.2%)보다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