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실질 가계빚은 최소 1881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수치를 바탕으로 한국 가계가 지고 있는 전체 빚을 추산해 발표했다. 자금순환표상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1225조원(2014년 3월 기준)에 전세보증금 450조원(2013년 6월), 자영업자의 기업부채 206조원(2013년 3월)을 합산, 가계의 ‘진짜빚’을 총 1881조원으로 집계했다.
일반적으로 가계빚이라고 할 때는 한은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가계신용이 통용되고 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로 지난 2분기 말 현재 1040조원이다.
그러나 가계신용은 국내에서만 작성되는 방식이다. 또 자금순환표상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가 포함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가계부채 등도 빠졌다. 자금순환표의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채가 가계신용보다 더 높은 이유는 비영리단체의 부채가 포함된 것 외에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제기준에 따라 작성된 자금순환표상의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에 우리나라의 특수한 주택 계약방식인 전세제도로 생겨난 전세보증금도 향후 가계가 갚아야 할 부채인 만큼 가계빚에 합산했다.
또 자영업자의 대출액 중 기업대출로 포함된 206조원도 실질적으로는 가계의 빚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가계빚에 넣었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고 영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가계빚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부동산 규제 완화에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치며 가계빚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김 연구위원은 “실제 가계빚은 알려진 1000조원가량을 훌쩍 넘어 2000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은이 한국경제의 특성을 반영해 가계빚 규모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추가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