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두 번째 국정감사 대장정이 7일 시작되면서 재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피감기관은 역대 최대인 672곳. 특히 매년 반복되던 기업 감사가 올해도 재현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7일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오너가 국감장에 나간다는 자체가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면서 “국감 본연의 목적인 행정부 감시가 아닌 기업 감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총에 따르면 국감 출석 기업인 수는 2011년 80명, 2012년 164명, 2013년 177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올해는 200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감 때마다 많은 기업인을 호출해 구설에 오른 환경노동위원회는 올해 33명의 오너를 증인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제2롯데월드 근로자 사망 사고, 페놀 유출사고와 관련해 각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4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24일) 등이 명단에 올랐다. 단, 야당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8일) 등 재계 대표 총수들의 증인 채택 요구는 여당의 반발과 사전 증인 출석 통보 규정 등을 충족하지 못해 사실상 무산됐다.
더불어 이번 국감에서 기업인들이 무더기로 증인대에 서게 될 상임위로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이 꼽힌다.
미방위에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분리 공시 무산, 영업보고서상 경비 과대 계상 의혹과 관련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회장 등 국내 이동통신3사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13일 모두 참고인으로 불려간다. 배경태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단통법 분리 공시 무산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산업위는 이번 국감에 55명의 증인과 27명의 참고인을 불렀다. 이 중 기업인으로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 후 후속투자 이행 관련 김병렬 GS칼텍스 대표, 차화엽 SK종합화학 대표 등이 오는 13일 열릴 산업통상자원부의 증인대에 선다. 이외에도 씽크홀 사고, 항공기 안전 문제, KB 사태 등과 관련한 기업인들이 증인, 참고인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인 대부분이 제대로 해명도 못한 채 몇 시간을 의자에 앉아 기다리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며 “매 순간 경영상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기업 오너들이 국감장 안에서 여야의 정쟁을 지켜보며 시간을 허비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