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은행, 현지화 등급 6년째 제자리

입력 2014-10-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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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교포 대상 손쉬운 영업에만 치중

국내은행들이 해외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활발히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지화에 따른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기업이나 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손쉬운 영업에만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외 국정감사를 위해 금융감독원으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은행 해외영업점들은 현지 토착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여전히 국내기업이나 교포들을 상대로 손쉬운 영업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의 현지 밀착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현지화지표 평가’결과에서 드러났다. 매년 발표한 평가등급의 추이를 최근까지 비교·분석한 결과 내용상 전혀 개선된 것이 없는 것으로 밝혔다.

이 제도는 해외영업점들이 현지 은행들과 경쟁하면서 현지 시장에서 영업기반을 넓혀가야 하는데, 국내 지점을 그냥 해외에 옮겨놓은 것처럼 영업을 하는 행태가 반복되자 금융당국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금융감독원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는 국내은행 해외영업점들의 ‘현지화지표 평가결과’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평가를 시작한 2008년 이후 2013년까지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에 종합평가등급이 3등급이었는데 2011년까지 계속 개선되지 않고 있다가 2012년에 와서 2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했을 뿐이다. 2013년 상반기에도 변동 없이 같은 2등급으로 평가됐다.

김 의원실은 형식상으로 보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약간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금감원이 꼼수를 부린 것을 알 수 있다며, 2012년 9월 금감원이 “현지화 평가의 변별력을 제고하고 ‘초국적화지수’ 적용기준을 현실화한다”는 명분으로 일부 평가지표의 등급구간을 조정해 평가지표를 완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실은 그렇게 해서 2012년에 평가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 결과가 나온 것일 뿐 평가기준을 변경하지 않았다면 등급이 상향되지 않았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현지화지표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기준 의원은 "평가결과가 개선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책임이 크다”며 “평가기간 중 금감원이 등급 개선을 위해 한 노력이라고는 은행이 해외영업점을 평가할 때 현지화 추진실적을 적극 반영하도록 지도하겠다고 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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