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곳간은 비어가는데 세금 들어오는 속도는 더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8월까지 세수 목표 대비 징수실적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포인트나 낮았다. 7월까지 지난해와 올해 세수진도율 차이인 3.2%포인트 보다 더 확대된 것이다. 8조5000억원의 ‘세수 펑크’가 났던 지난해 보다 더 심각한 세수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나라살림을 보여줄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34조7000억원에 달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확장적 재정 운영으로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세입여건마저 악화되면서 재정건전성 우려는 더 커지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가 21일 발표한 ‘10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국세수입은 13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 줄었다. 세수진도율은 63.1%로 작년 동기의 결산 기준 진도율(67.8%)보다 4.7%포인트나 낮았다. 7월 누적 전년동기 대비 세수진도율은 3.2%포인트 낮았는데, 한달 새 세금 걷히는 속도가 더 느려진 것이다.
기재부도 올해 국세수입은 환율하락, 기업 영업실적 부진, 자산시장 부진 등으로 인해 예산(216조5000억원) 대비 8~9조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수부진 탓에 부가세와 법인세 징수 실적이 좋지 않았고 원화 강세로 관세 수입 타격도 컸다. 소득세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조원 늘었으나 법인세와 부가세는 6000억원씩 줄었다. 관세는 1조1000억원이나 감소했다. 법인세와 부가세 진도율은 65.1%, 64.4%로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 4.0%포인트 낮아졌으며 환율하락(원화강세)으로 관세 진도율(51.1%)은 1년 전보다 10.4%포인트나 뚝 떨어졌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총수입은 230조8000억원, 총지출은 240조8000억원으로,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1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재정건전성을 알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수지 제외)는 34조7000억원 적자를 냈다. 8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511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주요 관리대상사업 집행실적은 총 299조4000억원 중 8월말까지 227조6000억원을 집행해 연간계획대비 76.0%의 집행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