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임진각에서 보수단체가 지난 25일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려다가 무산된 것과 관련, 논란이 뜨겁다.
탈북자단체가 경기 연천지역에서 띄운 대북풍선을 향해 북한 측이 총격한 게 불과 보름 전인데 또 다른 단체에서 행사를 추진하자 논란의 불씨가 붙었다.
반대성향 단체의 다소 과격한 저지와 인근 주민·상인들이 총출동해 생존권을 주장하는 상황에도 행사를 강행하려고 하자 불덩이는 더욱 커졌다.
행사는 대한민국 구국채널과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성향 단체에서 주도했다.
구국채널 박정섭 대표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들의 만행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민주화를 외치고 진보를 외치는 세력들의 모습인지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날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나왔던 자유북한운동연합(탈북자단체)의 박상학 대표가 끝내 장소를 김포로 옮겨 대북전단 2만장을 날렸지만, 보수단체에서는 애초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 채 남남갈등만 촉발하고 말았다는 비판을 듣게 됐다.
이로써 대북전단 풍선 그 자체에 대한 찬반 논란보다도 행사를 주최하는 시간과 장소 그리고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지게 됐다.
대북풍선을 일단 하늘에 띄우면 땅에서 인간이 방향을 조절할 수가 없어서 북한에 당도하는데 풍향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관련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대북전단 사업을 위해서는 ▲남서풍이 부는 시간대 ▲북한에 가장 근접하게 닿을 수 있는 곳 ▲인가 주변 제한·언론 비공개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의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그간 수차례 "풍향이 맞지 않음에도 무리하게 추진하는 대북전단 사업은 사기"라며 "대북전단 사업이 불필요한 논쟁에 휩싸이지 않고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언론 비공개, 인가 주변 주간 살포 자제 등의 원칙이 보다 강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특정 날짜에 언론에 노출되기 위한 행사는 소용 없다"는 얘기다.
또 이번처럼 결국 행사가 무산되어버리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행사의 '저의'를 의심케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보성향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대북전단 살포만이 목적이라면 비공개로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면서 "과연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억울하다'는 반응도 있다.
박상학 대표는 "연간 대북전단을 30차례가량 날리는 데 그중에 공개하는 것은 10분의 1수준"이라면서 "국가, 정부, 기업 그 어느 곳에서도 단 만원이라도 후원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국민께 후원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서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을 일컬어 "아마추어"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자유국가에서 행사 주최하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