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분리형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른 바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평면구성으로 두 세대가 한 아파트에 같이 산다는 것이다. 물론 벽이나 문을 설치해 세대별 프라이버시는 보장된다.
이 평면의 장점은 임대수익 창출이다. 저금리기조로 인해 전세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있는 반면 월세가 대세로 바뀌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세대분리형 단지가 임대 수익 창출의 새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임차인은 세대별 면적에 따라 원룸 또는 오피스텔처럼 생활할 수 있다.
이 평면은 또 3대 이상 이뤄진 가족에게도 이상적인 아파트 구조로 인식되고 있다. 부모님과 젊은 부부 가족이 거주할 때 가족별 입맛에 따라 세대와 세대가 연결되는 통로에 벽을 설치해 분리할 수도 있고, 문을 설치해 현관이 아닌 실내로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도록 할 수도 있다.
현재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는 대표적 건설업체로는 GS건설을 꼽을 수 있다. 이 건설사는 이미 분양을 한 단지뿐만 아니라 향후 공급 계획이 있는 아파트에도 이 평면을 도입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서울 성북구 보문 3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 ‘보문파크뷰자이’ 분양 물량 중 84F㎡ 39가구를 세대분리형으로 공급했다. 이 단지는 서울지하철 6호선 보문역과 창신역,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인근 고려대, 동덕여대 등 대학생 임차인 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업체는 또 서울시 중구 만리2구역을 재개발한 ‘서울역센트럴자이’에도 세대분리형 평면을 선보였다. 임대수요가 풍부한 도심 역세권인 점을 감안해 84㎡(39가구)형에 이 같은 평면을 적용했다고 GS건설은 설명했다.
GS건설은 내년 공급 예정인 단지에도 세대분리형 평면을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서울시 및 자치구에서 대학가 위주로 임대주택 도입을 권장하고 있어 세대분리형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향후 흑석3구역에 짓는 단지에도 이 평면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곳은 임대촉진지역으로 선정돼 부모님(노부부) 세대, 중앙대 학생 등을 대상으로 수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스코A&C와 한라, 서해종합건설도 이 평면 도입에 나섰다.
포스코A&C는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주상복합 아파트 ‘상봉 듀오트리스’를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지하 8층~지상 41층, 전용면적 기준 117~257㎡ 총 264가구의 초고층 건물로 건립된다. 이 중 전용 203㎡타입 20가구를 2개의 세대로 분리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현관을 별도로 설치해 두 세대가 완전 분리되도록 하거나, 세대 내부 벽에 문을 설치할 수 있는 선택형 설계로 구성해 거주하면서 동시에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출입문은 같으나 각 세대로 들어가는 현관을 양쪽으로 분리했다. 또한 같은 가족의 경우 왕래가 자유롭도록 벽 대신 문을 설치할 수도 있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한라는 경기도 시흥시에 조성되는 ‘시흥 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공급물량 중 119㎡타입 138가구를 세대분리형으로 구성했다. 이 특화설계는 공단 수요가 풍부한 배곧신도시에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종합건설이 경기도 의왕시에 분양하는 ‘의왕 서해 그랑블’에도 세대분리형 평면이 제공된다.
건설사들의 세대분리형 공급이 월세시장의 확대에 맞춰 아파트 시장의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세대분리형은 예전부터 공급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다른 사람들과 한 곳에 거주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강해 임대보다 부모를 모시고 사는 부부에게 적합한 모델로 인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평면은 최근 전세시장의 위축과 월세물량이 확대됨에 따라 임대수익의 한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향후 아파트 시장에서 보편적인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