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지저귐(트위터의 어원은 지저귀다는 뜻의 tweet에서 유래됨)’에 세상이 등을 돌린 것일까.
야심찬 자금 유치 계획을 밝혔고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찾겠다고 다짐한 트위터의 회사채에 투자 부적격(junk) 등급이 매겨졌다. 월가의 불신은 팽배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반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후발 주자였던 페이스북은 도약 일로다. 양사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 트위터 회사채가 쓰레기?
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트위터 회사채에 BB- 등급을 매겼다. 트위터에는 강타였다.
트위터는 지난 9월 18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고 손실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선택은 불가피했다.
트위터는 이 돈을 “일반적인 경영 활동에 쓰려고 한다”고 밝혔지만, 지난주 공시에 따르면 이런 문구가 들어 있어 주목을 끈다. ‘우리 회사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우호적인 인수합병(M&A)이라고 해도 제3의 세력이 우리를 인수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막는 데 쓰일 수 있다’고 한 것. 트위터에 입질을 하는 곳들이 있단 얘기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매트 레빈은 “이미 두 달 전 CB를 발행할 때 트위터에 대해 놀랐어야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트위터가 발행한 회사채 5년물 금리가 0.255%, 7년물이 1%대였던 것은 애플이 유로본드를 발행했던 8년물 금리가 1%대인 것과 비교하면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S&P로부터 최고 등급 바로 아래인 AA+를 부여받았고 무디스로부터도 두 번째로 높은 Aa를 받고 있다. S&P는 구글에는 AA를, IBM에는 AA-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등급이 이들 회사보다 낮다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았다는 점이다.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이런 회사채에 투자가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물론 S&P는 트위터에 대한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줬다. 당분간(통상 6개월) 신용등급을 떨어뜨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맥쿼리의 애널리스트 벤 샤츠터는 “트위터는 장기적인 전략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잘 짜여진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있는 편”이라면서도 “경영진은 지금 단기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만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사용자수 늘리기와 광고 효율화에 올인
딕 코스톨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상장 후 딱 6개월 후인 지난 5월 트위터 주가가 사상 최저치까지 내려가자 초비상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스톨로 CEO는 이후 잦은 사내 미팅을 갖고 비전을 설파하며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것을 기획해내고 혁신하려는 이미지로 변신하려 애썼다. 특히 페이스북과의 비교를 금기시했다고 한다. 사용자 수가 이미 5배나 차이가 나고 증시에서도 훨훨 날고 있는 페이스북이다.
코스톨로 CEO는 트위터에 대한 정의부터 정립했다. 지난 2012년 11월 미시간대에서의 강연에서는 트위터를 마치 그리스 시대 아고라를 연상케 하는 ‘글로벌 도시 광장(Global town square)’이라고 표현했던 그는 상장을 위한 보고서에서는 이런 모호한 표현을 다 지워버리고 ‘트위터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대중적인 플랫폼’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인생의 순간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존재’라든지 ‘세계에서 가장 큰 정보 네트워크’라고도 말하고 있다.
이어 최근엔 처음으로 월가 애널리스트들과의 만남의 장을 갖기도 했다. 블랙록, 빌 밀러, 레그 매이슨 오퍼튜터니 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트위터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마당에 장래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처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코스톨로 CEO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사용자들이 쉽게 서비스를 이해할 수 있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가입자 수 늘리기가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강조했다. 현재 트위터의 액티브 유저(Active User: 일정기간 한 번이라도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는 2억8400만명. 페이스북은 13억2000만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트위터의 광고가 알고리즘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집행되는 페이스북처럼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노력의 성과는 수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