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거부반응 ‘제로’ 인체와 유사한 차세대 심장판막 세계 최초 개발

입력 2014-12-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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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 임홍국·김용진·김기범 교수 연구팀…양에 이식된 판막, 18개월간 정상기능 유지

(사진=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학교병원은 임홍국<사진>·김용진(이상 흉부외과)·김기범(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이 인체조직과 유사한 차세대 심장판막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판막은 이종이식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면역거부반응이 전혀 없는 사실상 ‘인간화’된 생체 조직으로, 향후 심장판막 치료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돼지는 장기의 크기와 유전자 배열이 인체와 비슷해 인체 이식용 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동물 1순위로 꼽힌다. 문제는 영장류를 제외한 다른 포유동물에 존재하는 ‘알파갈(α-GAL)’이라는 당단백질이다.

인체에는 알파갈에 대한 항체가 있는데, 돼지 심장판막이 인체에 이식되면 항체가 알파갈을 이물질로 알고 공격(면역거부)하면서 석회화가 일어나고 이식된 판막의 수명은 단축된다. 연구팀은 알파갈을 제거하면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심장판막 개발이 가능함을 주목하고 이종장기사업단과 함께 수년간 연구를 지속했다.

연구팀은 돼지의 대동맥 판막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항석회화 조직처리 기법’을 적용, 알파갈이 제거된 심장판막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판막을 양 10마리의 승모판 부위에 이식한 후 관찰했고, 그 결과 시술 후 18개월이 지났지만 판막은 면역거부반응 없이 정상 기능을 유지했다. 또 혈역학·방사선·현미경·생화학 검사에서도 석회화 및 퇴행성 변화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임상시험을 위해서는 보통 3~6개월까지 검증을 하는데, 연구팀은 무려 18개월에 걸쳐 판막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특히 판막이 이식된 승모판 부위는 좌심실의 높은 수축기압을 견뎌야 하고 조기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번에 개발된 판막은 이러한 가혹한 조건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차세대 판막은 개발 단계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심장판막 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으나, 연구팀은 판막의 국산화를 위해 모든 원천 기술 및 특허를 국내 기업인 ‘태웅메디컬’에 이전했다.

임홍국 교수는 “가장 인간다운 차세대 판막 개발을 위해 수년간 연구를 지속했다”며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판막은 향후 판막 치료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심장질환 완치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유럽 최고 권위의 흉부외과학회지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향후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유럽흉부외과학회지를 선택했으며, 학회지 편집장은 이러한 선택에 큰 감사를 표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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