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갑 이상 안 팝니다” 편의점 담배 비축 꼼수?

입력 2014-12-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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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인 임의로 판매량 제한 불법…일부 업주들 인상 후 차익 노려

회사원 A씨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편의점에서 담배 한 보루를 주문했지만, 편의점 주인은 세 갑 이상은 판매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결국 A씨는 화를 누르고, 또 다른 편의점에 가 한 보루를 주문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최근 담뱃값 인상안이 합의되면서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뚜렷한 대책이 없어 흡연자와 업주 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발생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달 28일 담뱃값을 현재보다 2000원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보통 담배 한 갑에 2500원이라면 내년 1월 1일부터는 담배 한 갑을 살 때 4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로 인해 흡연자들은 내년에 피울 담배를 미리 사두기 위해 대량 구매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정부가 담뱃값 인상 방침을 시사한 이후 일부 편의점이 약속이라도 한 듯 담배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의점을 비롯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일선 소매인이 임의로 담배 판매량을 제한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이는 앞서 정부가 지난 9월 중순께 발표한 ‘담배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고시’에 따르면 담배 제조·수입판매업자·도매업자·소매인이 담배를 정상 소요량보다 많이 반출 또는 매입한 뒤 폭리를 목적으로 반출이나 판매를 기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도매업자·소매인의 월별 담배 매입량은 1~8월까지 월 평균 매입량의 104%를 초과해선 안 된다. 이를 위반하는 담배 제조사나 유통, 판매인은 벌금 5000만원 또는 2년 이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편의점이 임의로 담배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는 것에 대한 흡연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죽하면 일각에서는 업주들이 가격 인상 전에 담배를 대량으로 비축한 뒤 담뱃값 인상 후 판매해 차익을 남기려는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일까.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담배를 사재기한 업체에 대해서는 법적 제재와 함께 세무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등 소속 공무원으로 합동점검반이 구성돼 18개 시·도별로 제조업체들의 담배 반출 물량 및 도소매업체들의 판매 물량을 점검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정부는 매점매석 등 불법 행위에 대한 국민 신고도 접수(각 시도 민생경제과 및 기재부 출자관리과)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신고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신고자에 대해서는 상품권 5만원어치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현재 1갑(20개비)당 2500원인 담배가격이 내년 1월 1일부터 4500원으로 인상되면 우리나라 성인남성 흡연율은 2016년까지 3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3~2013년 기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19세 이상 성인남성(연인원 약 5723만명)의 흡연 여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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