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3조원 규모의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삼국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결제시장을 이미 선점한 신용카드사들은 앱(애플리케이션, 응용프로그램)카드로 모바일 결제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복잡한 가입·승인 절차와 가맹점 부족으로 주춤하는 사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은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무기로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강자는 글로벌 ICT 기업. 해외 ICT 기업들은 직구(직접구매) 시장을 발판으로 국내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이른바 결제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셈이다. 소비자들은 도대체 어떤 서비스가 좋은지 헷갈려 하고 있다.
2일 금융 및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카드사 11곳과 통신사 3곳, ICT 기업 3곳, 기타 기업 등을 포함해 모두 20여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결제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신용카드사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카드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평가는 좋지 못하다.
이용하기에 복잡한 절차 때문이다. 본인 명의의 스마트폰만 결제가 가능하고 가입과정에서 까다로운 보안앱과 공인인증서도 설치해야 한다. 앱 카드를 발급 받으려면 은행 지점까지 방문해야 하는 곳도 있다. 사용할 곳도 마땅치 않다. 오프라인 상점에선 대부분 앱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기술적 문제도 이용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빠르게 업데이트 되지만 앱카드 기술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OS(운영체제)가 업그레이드 되면 앱카드는 에러가 자주 발생한다.
신용카드사가 지지부진한 사이 ICT 기업의 앱카드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ICT 기업의 앱 결제 시스템은 신용카드와 달리 가입 인증절차가 간단하다. 사용하기에도 간편하다. 스마트폰의 바코드나 QR코드만 결제시스템에 접촉하면 결제가 된다.
하지만 국내 ICT 회사들의 서비스도 애플, 알리바바, 이베이와 같은 글로벌 IT회사와 비교하면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수준이다. 글로벌 ICT 회사들은 예금에서 대출까지 총 망라한 금융서비스로 세계 결제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유안타증권 이창영 애널리스트는 “카드사마다 조금씩 다른 기능과 사용 방법, 복잡한 등록 절차, 공인인증서 등으로 인해 (앱 카드의) 사용량은 성장 잠재력에 비해 아직 미미하다”며 “앞으로 ICT 기업들이 결제시장을 장악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호 비트허브 기자 kdhbh98@bithu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