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쿠드린 전 러시아 재무장관이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 내년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이 ‘정크(투자 부적격)’까지 강등될 수 있다며 자국 경제 미래를 크게 비관했다. 쿠드린 전 장관은 2011년까지 10년 이상 러시아 재무장관을 맡았던 ‘경제 베테랑’이다.
쿠드린 전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총체적인 경제위기를 맞았다”며 “국가 신용등급은 정크등급까지 강등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은 최대 1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내년 유가가 80달러선을 유지할 경우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최소 2% 역성장할 것이고 60달러선에 머문다면 GDP는 4%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민 실질소득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며 수입은 40%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쿠드린 장관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국제유가 하락이나 루블화 폭락 못지않게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쿠드린은 경제상황 악화로 시민의 생활수준이 떨어지며 시위 등이 급증할 수는 있지만 이에 따른 정치적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은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드린은 2011년 9월 국가 예산 집행 문제 등을 두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논쟁을 벌이다가 재무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2년 시민단체 ‘시민제안위원회’를 창설해 이끌고 있다.
한편,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자국 뉴스전문채널 ‘로시야24(Russia 24)’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자원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저유가 지속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