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 열풍과 이케아 열풍은 ‘국내 공급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유통 혁신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바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다. ‘유통의 세계화’는 반드시 ‘국내 공급자’에게 불리하게만 작동하는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의 대응 여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경우의 수로 볼 때 ‘유통의 세계화’에 대한 대응은 두 가지가 나올 수 있다. 첫째, 유통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것이다. 최대한 속도를 늦추고, 불편하게 만들고, 결국 이런저런 방법으로 진입장벽을 설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은 소비자들의 정당한 불만과 욕구를 ‘억누르는’ 것이기도 하다. 국내 생산자를 보호하는 측면이 있지만 ‘소비자 주권’의 관점에서 볼 때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둘째, ‘유통의 세계화’를 역발상에 입각해 국내 공급자들에게 유리하도록 활용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를테면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그와 별도로 국내 공급자들의 ‘해외 직판’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요컨대 국내 공급자들이 유통의 세계화를 활용해 전 세계의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담대한 계획을 구상하는 것이다.
이러한 담대한 계획을 실제로 실천하고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현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판매망을 뚫었는데, 일본에 명함을 수출하고 있는 여수룬의 김종박 대표, 중국에 동대문 의류를 수출하는 에이컴메이트의 강철용 대표, 일본에 골판지 상자를 수출하는 지즐의 이정호 대표가 그러하다. 이들은 각각 80억원, 1000억원, 1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모두 ‘평범한’ 제품을 판매하는 ‘평범한’ 중소기업들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유통의 세계화’를 주어진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 때 ‘벤처 창업 열풍’을 만들었던 것처럼 ‘해외 직판 창업 열풍’을 일으켜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고, ‘해외직판 10만 창업인 양성’ 등의 담대한 포부를 추진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로부터 전혀 지원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이야말로 창조경제의 ‘진짜 실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