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등 4개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휴전에 합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이 끝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이 오는 15일 0시를 기해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중화기 철수와 비무장지대 창설에 관한 합의도 이뤄졌으며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특수지위도 부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현 전선에서, 반군은 지난해 9월 민스크 휴전협정에서 설정된 전선에서 최소 25km 이상씩 중화기를 철수시켜 50km 이상에 이르는 비무장지대(안전지대)를 설정한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휴전과 중화기 철수 상황을 감시한다.
우크라이나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에 거주하는 주민에 합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개헌을 연말까지 실시하고 두 공화국 영토에 특수지위를 부여하기로 한 기존 법률도 이행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국경 통제도 두 공화국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완전한 휴전이 이뤄질 때까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이 자제심을 보여야 한다”며 “최대한 빨리 유혈 사태를 중단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대화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4개국 정상은 16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휴전 합의를 도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협정으로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러시아 경제를 더 큰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는 갈등 고조를 피했다며 푸틴이 최대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제재로 국가부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지난해 6월 이후 반토막 났으며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러시아 추가 제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푸틴 입장에서도 이번 협상타결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민스크 협정이 맺어졌지만 곧 교전 재개로 휴전이 무산됐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지 회의적으로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