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수입차 판매량이 일본을 추월했다. 국내 내수 시장보다 3배가 큰 일본 내수 시장을 고려할 때 기형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에서의 수입차 판매는 1만717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 전년비 34.2% 성장한 1만9930대를 판매하며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내수 규모로 3배가 작은 한국이 수입차 판매량에서 일본을 2751대 차이로 앞선 것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엔저 현상으로 수입차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한국 수입차 시장이 더 커진 상황이 됐다”며 “국내에서 수입차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러한 기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판매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점유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18.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안방인 내수 시장 점유율이 위협을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승용차 시장 내수 점유율 60.7%(현대차 31.9%·기아차 28.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월 평균 내수 점유율 65.04%와 비교할 때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로, 점유율 60%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기적으로는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 20%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수입차 판매가 쾌조의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수입차 업체들은 너도나도 재고량을 늘리며 출고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출고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 구매자가 타 메이커로 이동하기 때문에 충분한 재고 확보는 필수적이다. 또한 수입차 업체들이 재고량을 늘리는 것은 그만큼 판매 성장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수입차는 26만6429대(통관기준)에 달했다. 이중 판매대수는 19만6359대다. 현재 약 7만대가 고객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올해는 전년보다 10% 정도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25% 증가한 것에 비하면 보수적인 수치”라며 “이는 물리적인 확장보다는 내적 서비스 등 내실에 초점을 둬 고객 만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