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양대 기둥인 독일과 프랑스 경제 상황이 엇갈리고 있다. 독일 경기회복이 가속화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는 둔화해 유럽 경제성장이 여전히 불균형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이날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성장률은 전 분기의 0.1%에서 급등하고 시장 전망인 0.3%도 웃돌았다.
그러나 프랑스가 같은 날 공개한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0.1%로, 전분기의 0.3%에서 후퇴했다. 프랑스 성장률은 시장 전망과 부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휩싸인 2008년 이후 벌써 7년이 흘렀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디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다. 그리스 채무협상을 둘러싼 대립은 유로존 붕괴 리스크를 고조시키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회복을 위해 3월부터 미국식 양적완화(QE)를 실시한다.
독일통계청은 “수출과 수입 모두 증가한 가운데 내수가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특히 민간소비는 지난 분기 뚜렷하게 늘었고 기업투자도 활발한 건설활동에 힘입어 긍정적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임금상승 등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독일 실질임금은 1.6% 올라 통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반면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국제유가 하락이 소비지출을 끌어올리고 유로화 약세로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분기 수출은 예상처럼 증가세를 보였으나 가계지출은 둔화했고 투자는 4개 분기 연속 위축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제전망에 대해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독일은 물론 스페인 등 다른 나라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유로존 4위 경제국인 스페인은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0.7%로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도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지킨 것을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풀이했다.
독일 헬라바은행의 스테판 뮈체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전망이 나쁘지는 않다”며 “더 이상 독일 혼자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스페인도 거의 살아났으며 프랑스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로존 전체에서 소비가 늘면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물론 독일이 첫 번째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심지어 프랑스도 소비회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