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임’ 떠난 자리…내부 인사 vs 외부 관료

입력 2015-02-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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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회장 금융위원장 내정… 회추위 구성 내주까지 직무대행 선출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신임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농협금융이 조만간 차기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오는 6월 말까지 임기였던 임 회장은 농협금융을 4대 금융그룹의 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로 연임이 확실시 됐다. 그러나 임 회장이 전격 입각하면서 ‘포스트 임종룡’이 누가 될지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오는 25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할 예정이다. 직무대행은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경섭 부사장이 가장 유력하다. 이후 농협금융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임 프로그램를 통해 새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향후 임시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회추위 위원은 중앙회장 추천 1인과, 금융지주 사외이사 2인, 금융지주 이사회 추천 외부전문가 2인으로 구성된다. 이들 5명 중 4명이 찬성해야 한다.

농협 내외부에서는 차기 회장에 장·차관급 외부인사 선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농협중앙회와의 관계 등을 감안할때 내부보다는 외부인사가 낫다는 것이다. 농협금융은 최근 관피아 사외이사 선정으로 비판을 받아온 터라 부담이 크지만 마땅한 민간 금융사 출신 적임자가 없을 때는 거물급 관료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내부에서도 농협중앙회와의 관계에서 밀리지 않는 무게감 있는 외부 출신이 오기를 바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신동규 전 농협금융 회장이 중앙회와의 갈등으로 물러난 후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임 회장이 취임해 경영을 안정시킨 만큼, 차기 회장도 장관급 정도의 중량감 있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내부출신 인사를 선택할 경우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가장 유력하다. 임 회장과 ‘찰떡 궁합’을 이뤄 지난해 예금, 대출, 펀드, 퇴직연금 등 각 부문에서 시중은행 중 성장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좋은 실적을 거둔 점이 높이 평가 받는다. 지주사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아 2013년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사시키는 큰 공도 세웠다. 하지만 지주내 서열 등이 낮은 점 등 무게감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부 출신 선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부 출신으로는 지난 2013년 2월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거론된다. 금융위원장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인데다, 위원장을 맡기 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지내 농협과도 인연이 깊다.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도 물망에 오른다. 허 전 대사는 행정고시 22회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거쳤다. 경제관료 출신 중 대표적인 금융통으로, 지난해 수출입은행장과 금융통화위원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회장 후보로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도 거론된다.

농협금융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예에서 보듯 ‘내부출신론’도 가능성이 크지만, 중앙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를 원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면서도 “임 회장의 선임도 ‘예상외 인사’였던 만큼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내정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 전 회장이 대형 인수합병을 통한 금융지주로의 발판을 마련하고 수익성도 상당히 개선했다”며 “앞으로 2년 더 농협금융이 다른 대형 금융지주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금융위원장 내정 소식을 듣고 직원들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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