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사들의 영업수익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8개 신용카드사 가운데 5개사의 순이익은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5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 등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총 20조288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9조4158억원보다 4.5% 늘어난 수치다. 2013년 분사한 우리카드의 1년치 실적이 지난해 처음으로 포함되기는 했지만 카드사의 총 매출이 20조원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개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8607억원으로 2013년(1조7897억원)보다 4.0% 증가했다.
카드사별로는 지난해 초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KB국민·롯데카드와 신한카드를 제외한 8개 카드사 중 5개사가 지난해 두 자릿수 이상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현대카드는 순이익이 223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6.9% 늘었고 우리카드는 85.6% 급증한 89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10.1% 늘어난 3042억원, 비씨카드는 18.9% 증가한 123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카드는 16억원이 늘어난 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327억원으로 13.4% 감소했고 신한카드 역시 6352억원으로 3.5% 줄었다. 롯데카드의 순이익(1474억원)은 3.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정보 유출로 카드 재발급 비용 등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KB국민카드는 2013년도 순이익에는 일회성 이익(국민행복기금 매각이익 260억원, 대손상각정책 변경 290억원)이 포함됐고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 순이익은 33억원(1%)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실적 증가의 원인에 대해 카드론 등 일부 서비스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카드론 등으로 수수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8%대이던 조달금리는 현재 2%대로 5%포인트 이상 낮아졌지만 평균 대출금리는 23%에서 현재 20%로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