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올여름 전후 70주년 담화를 앞두고 잇따라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주 처음 열린 70주년 담화 작성 간담회에서 이 담화가 전쟁을 언급하지 않고 전후 일본의 발전상황과 평화에 대한 다짐만을 강조할 것임을 시사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과거사를 소홀히 하는 아베 담화에 담긴 이런 기조가 한국과 중국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 일으켜 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베는 간담회에서 “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에 기초해 일본은 인권을 지지하고 법치를 존중하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나라가 됐다”며 “일본은 지난 70년간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 미국의 동맹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2차 대전 종전 관련 일본의 담화는 외교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일본이 전쟁 당시의 침략을 진정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사과 이후 다시 고위 정치인들이 이를 번복하는 행위를 반복해왔다고 FT는 지적했다.
아베는 과거 담화를 계승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은 아베를 절대 개조할 수 없는 국가주의자로 보고 있으며 과거에 대한 사과보다 미래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은 역사 수정주의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현재 생존한 가미카제 조종사 2명의 일화를 전하면서 전쟁 기억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이들의 충고를 소개했다.
지난 1945년 8월 15일 히로히토 일왕의 항복선언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데즈카 히사시(93)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정치적인 태도가 최근 우익으로 전환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아베가 과거에 안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전쟁 전 정권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다른 생존 조종사인 이와이 타다마사(94)도 일본의 현 정치풍토에 분노를 표시하면서 “일본 학교에서 과거 무슨 일이 있는지를 가르치지 않는다”며 “교과서는 일본에 의한 아시아 식민지 지배를 ‘진전’으로 부르고 있다”고 질타했다.